“이러다 한국서 차 못 만든다” 현대차 노조, ‘순이익 30%’ 요구에 우려 커져

성과급 논란과 법 개정이 현대차의 글로벌 가격 경쟁력 및 미래 기술 투자 여력에 미칠 실질적인 파장과 시사점을 상세히 분석합니다.

현대자동차 노조
현대자동차 노조 / 사진=연합뉴스

핵심 사항

  •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 30% 수준인 약 3조 원 규모의 역대급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하청 교섭 의무화로 제조 원가와 납품 단가 상승 압박이 커졌습니다.
  • 테슬라·BYD의 가격 인하 공세 속에 수익성이 악화되어 미래 기술 투자 여력이 줄고 있습니다.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업종을 넘나들며 경쟁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SK하이닉스는 이미 영업이익 10% 기준의 초과이익분배금(PS) 합의를 2025년 9월 체결했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예상 영업이익이 50조 원에 달하는 만큼 PS 예상 지급액은 약 25조 원, 임직원 약 3만 5,000명 기준 1인당 평균 약 7억 원 수준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요구를 내걸었는데, 2025년 현대차 순이익이 10조 3,648억원임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3조 원을 넘는 규모다.

노란봉투법 시행 후 하청 1만 6,403명

현대차그룹에 원청 교섭 요구안 전달하는 금속노조
현대차그룹에 원청 교섭 요구안 전달하는 금속노조 / 사진=금속노조

성과급 요구와 맞물려 노동 교섭 구조 자체도 바뀌고 있다.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의 교섭 거부권이 사실상 소멸하면서 하청 노조도 원청 교섭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금속노조 기준으로 현재 원청 교섭 대상에 포함된 하청 인원은 1만 6,403명에 달한다.

현대모비스 7,301명, 현대글로비스 4,551명, 현대위아 1,675명, 현대제철 1,485명, 현대차 본사 1,292명 순이다. 교섭 구조가 다층화되면서 하청 인건비 상승이 납품 단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완성차 원가를 끌어올리는 연쇄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테슬라는 내리고 BYD는 3,000만 원대

테슬라 모델 Y L
테슬라 모델 Y L / 사진=테슬라

문제는 국내 원가 상승이 글로벌 경쟁사들의 가격 인하 흐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모델Y 등 주요 모델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으며, BYD는 이미 3,000만 원대 이하 모델을 출시하며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전기차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납품 단가 상승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진 현대차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현대차의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으며, 미국 관세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 악화 압력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R&D 투자 여력 줄고, 오프쇼어링 압박은 커진다

현대차그룹 플레오스 커넥트
현대차그룹 플레오스 커넥트 / 사진=현대차그룹

원가 상승은 미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현대차의 2025년 R&D 비용은 5조 5,300억 원으로 매출 대비 약 3% 수준인데, 수익성이 악화될수록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선례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포드는 독일에서 스페인으로, 스텔란티스는 프랑스에서 모로코로, 르노는 루마니아·모로코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며 오프쇼어링을 선택했다.

국내 인건비 부담이 임계점을 넘을 경우, 현대차 역시 같은 선택지를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사무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사무실 / 사진=연합뉴스

성과급 요구와 노란봉투법이 맞물리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의 몫을 확대하려는 움직임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그 속도와 방식이 글로벌 가격 경쟁과 충돌할 때 감당해야 할 비용은 결국 산업 전체로 분산된다.

원청교섭 기준의 보완과 R&D 투자 유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현대차그룹의 중기 경쟁력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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