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차 배려하다 4만 원 날렸다”… 운전자 90%가 모르고 저지른다는 ‘이 행동’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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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운전자가 헷갈리는 직우차로
비켜주려 정지선 침범 즉시 4만 원 부과
착각·배려·압박감이 부른 범칙금

교차로에서 직진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빵빵거리는 경적 소리. 백미러를 보니 뒤차가 우회전 깜빡이를 켜고 있다. “아, 저 사람 급한가 보다.” 괜히 미안한 마음에 차를 살짝 앞으로 빼주는 순간, 범칙금 4만 원이 확정된다. 선의로 한 행동이 도로교통법 위반이 되는 순간이다.

직우차로 직진 신호 대기 중인 차량에 항의하는 운전자
직우차로 직진 신호 대기 중인 차량에 항의하는 운전자 /사진=유튜브 ‘한문철 TV’

직진과 우회전을 함께 쓰는 직우차로는 교통 효율을 높이려고 만든 차로다. 하지만 이 차로가 오히려 운전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가장 큰 착각은 “뒤차가 우회전하겠다는데 내가 막고 있으니 비켜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히 틀렸다. 직우차로에서 앞차가 직진을 선택했다면 뒤차는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 국토교통부 공식 입장이고, 도로교통법상 앞차에게는 양보 의무가 전혀 없다.

직우차로 정지선 넘는 순간 4만 원 부과

직우차로
직우차로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정지선은 차량 앞 범퍼 기준이다. 범퍼가 정지선을 1cm라도 넘으면 도로교통법 제25조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이다. 승용차 기준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된다. “조금만 빼주자”는 마음이 4만 원짜리 실수가 되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정지선을 넘다 보면 횡단보도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횡단보도를 침범하면 도로교통법 제27조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으로 범칙금 6만 원에 벌점 10~15점이 추가된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승합차는 더 비싸다. 정지선 위반 5만 원, 횡단보도 침범 7만 원이다. 이륜차는 정지선 위반 3만 원, 횡단보도 침범 4만 원이다. 무인카메라에 걸리면 벌점은 없지만 과태료는 동일하게 나온다.

2022년 7월 12일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보행자 보호 기준이 강화되면서 단속도 늘었다. 교차로 우회전 사고로 연간 10명이 사망하고 3,300여 명이 부상을 입는다는 통계가 법 개정의 배경이었다.

뒤에서 빵빵 울리는 것도 범칙금 4만 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뒤차도 조심해야 한다. 앞차가 비켜주지 않는다고 계속 경적을 울리면 도로교통법 제49조 경음기 정당하지 않은 사용 위반으로 범칙금 4만 원이다.

경음기는 위험을 알릴 때만 쓰는 게 원칙이다. “빨리 가라”는 신호로 경적을 울리는 건 법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사용이다. 1회 짧게 울려 의사를 표현한 뒤에도 앞차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냥 기다리는 게 답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우차로 표시도 헷갈린다. 우측 화살표만 그려져 있으면 우회전만 가능하다고 착각하는 운전자가 많다. 틀렸다. 노면에 직진금지 X 표시나 별도 직진금지 표지판이 없다면 우측 화살표만 있어도 직진과 우회전 모두 가능하다.

반대로 X 표시나 직진금지 표지가 있으면 우회전만 가능하다. 이걸 무시하고 직진하면 신호·지시 위반으로 무인카메라에 찍힌다.

우회전도 적색 신호에서 무조건 멈춰야 한다

교차로 우회전 단속
교차로 우회전 단속 /사진=연합뉴스

우회전할 때도 함정이 있다. 적색 신호에서 우회전할 수 있다고 해서 그냥 가면 안 된다. 2022년 법 개정으로 적색 신호에서도 반드시 일시정지해야 한다.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있거나 건너려고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한다.

또한 “건너려고 한다”는 기준도 애매한데, 경찰청은 손을 들거나 빠르게 걷거나 횡단보도 쪽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어기면 범칙금 6만 원에 벌점 15점이다.

결국 교차로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신호를 지키는 것뿐이다. 뒤차가 경적을 울려도 정지선만 지키면 아무 문제가 없다. 괜한 배려심에 차를 빼주다가 범칙금 고지서를 받는 게 더 억울하다. 교차로에서는 착한 운전보다 원칙을 지키는 운전이 모두를 지킨다.

전체 댓글 5

  1. 1회 짧게 울리는 건 우회전 차선이 넓을 때 좌측으로 양보해 달라는 의사 표시란 말인 듯 한데
    폭이 넓은 우회전 차선 떡하니 가운데 서서 양보도 안하는 사람 진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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