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급발진 상황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제동 방법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발표한 대처 방법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EPB) 활용
달리는 중에 시동을 끄는 것도 비효과적

계속되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

급발진 사고
자동차 급발진 대처 방법/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12월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고 차량에는 12세 손자와 60대 할머니가 타고 있었으며, 사고로 함께 타고 있던 손자는 숨졌다. 현재까지도 그 혐의에 대하여 검찰이 할머니를 재수사 요청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이렇게 계속되는 자동차 급발진 문제는 현재 뜨거운 감자이다.

자동차 급발진이란 주행 중 가속 페달이 돌아오지 않아,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은 기계적 결함으로 인하여 가속 페달에 문제가 생기거나 가속 페달이 바닥 매트에 걸리는 등 외부 물체 끼임으로 인한 문제로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시동을 갑자기 끄거나 브레이크를 발로 최대한 밟는 등 대처 방법에 대해서 말이 많았다.

자동자안전연구원에서 실험한 자동차 급발진 대처 방법

급발진 사고 대처 실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급발진 대처 방법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계속된 자동차 급발진으로 국가적으로도 대처방안에 대한 연구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주행 시험장에서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가상의 급발진 상황을 재현하고 대처 요령을 시연하였다. 이날 안전연구원은 전기 택시로 많이 쓰이고 있는 기아 니로EV도 직접 시연을 해봤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러한 시험을 통해 급발진이 의심되는 상황에 가장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소개하였다. 급발진 의심이 생기면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Electronic Parking Brake)’을 활용해야 한다. 시속 50km를 달리는 중 가속 페달을 계속 밟은 채로 EPB 버튼을 당기면 ‘삐삐비익’과 같은 경고음이 울리며 속도가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시속 100km를 고속 주행하면서 EPB 버튼을 당겨도 동일하게 속도가 줄어든다. 대략 4초 만에 고속 주행하던 차가 멈추었다. 가속 페달을 계속 밟음에도 버튼 조작 하나로 주행하는 차량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급발진 시 EPB(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버튼을 당겨라

EPB 버튼
차량 급발진 시 EPB(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를 당겨야 한다./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만약 급발진이 의심된다면 기어를 중립(N)에 놓고 EPB 버튼을 당기라고 권고하였다. 이러한 EPB,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기능은 과거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 기능인 사이드/풋브레이크 기능을 대체한 전자식 버튼이다. EPB 버튼은 주로 운전자의 오른손 쪽 변속레버 주변이나 핸들 왼쪽 아래에 있다.

차량마다 EPB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 차량의 EPB 위치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대차 브랜드와 기아차 브랜드의 EV6, EV9, 아이오닉6, 제네시스 GV60 등의 모델은 운전석 왼쪽 아래에 위치하며 잡아당기는 방식이다.

EV9
EV9의 부착된 EPB의 모습/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하지만 니로와 쏘렌토 모델은 운전석 오른쪽 변속기 조작 버튼 쪽에 있다. 구동 방식이 다른 경우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EQE 350+는 눌러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참고로 버튼은 운전석 왼쪽 아래에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360여 종의 자동차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또한 현대차·기아, 제네시스, KGM(KG모빌리티)과 같은 국내 브랜드 외에도 벤츠, BMW, 볼보, 포르쉐 등 EPB를 장착한 수입 브랜드 차량도 실험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차량 모두를 대상으로 급가속과 제동 상황을 시연했다.

기어를 중립(N단)에 놓은 더욱 효과적이다.

중립 기어
급발진 시 EPB 버튼을 당기는 것과 함께 차량의 기어를 N단(중립)에 위치하면 더욱 효과적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자동차의 실험 결과 급발진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EPB 버튼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자동차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확인됐다. 물론 기어까지 중립(N)으로 놓아두면 더 효과적이지만, 대다수의 급발진 상황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비상시에 EPB 버튼을 당기기만 하여도 멈출 수 있다.

급발진 상황에서 제동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으면 운전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EPB와 같은 별도의 브레이크 시스템이 있음을 인지해 둔다면 급박한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꼭 기억해야 할 점은 EPB 버튼을 차량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계속 당기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멈출 때까지 당기지 않는다면 제동 모드가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급발진 시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사이드브레이크
차량 급발진 시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불어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비상시 손으로 당기거나 발로 직접 밟는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사이드/풋브레이크)의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하였다. EPB 버튼의 경우는 차량의 속력을 서서히 줄이게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앞선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는 달리는 차량을 갑작스럽게 물리적인 힘을 가하게 되어 오히려 차량이 회전하거나 전복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달리는 중에 시동을 끄는 방법도 비상시 효과적이지 않다. 강제로 시동을 끄는 방법은 오히려 혼란스러움을 초래할 수 있다. 기어를 중립에 놓고 EPB 버튼을 작동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비상 제동이 가능하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