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세대 대단지인데 전세가 0건?”… 서울 강북권, 한 달 새 매물 37% ‘증발’

김민규 기자

발행

서울 부동산 전세 매물 급감 현상 심화
전세 매물 0건 속출, 대단지에서도 물량 실종
5월 양도세 유예 종료 추가 악화 우려

아실(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집계 기준 지난 21일 서울 전세 매물은 1만 7,395건으로, 한 달 전 1만 9,171건 대비 9.3%(1,776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성북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서울 성북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사진=연합뉴스

노원구 월계동 그랑빌(3,003세대)은 전세 매물이 0건, 월세 1건에 불과했으며,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3,830세대)도 전세 2건, 월세 1건에 그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3%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 폭이 커졌으며, 올해 누적 상승률은 1.30%로 지난해 동기(0.21%) 대비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전세 공급이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구별 30%대 급감

서울 강북권 구별 전세 감소율
서울 강북권 구별 전세 감소율 /사진=토픽트리

구별 감소율은 강북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노원구는 한 달 새 404건에서 251건으로 37.9% 줄었으며, 강북구(37.3%), 종로구(34.4%), 중랑구(32.7%), 구로구(31.2%), 금천구(29.0%)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서울 전체 감소율 9.3%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상대적으로 중저가 전세 수요가 집중된 강북권에서 공급 감소가 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단지 전세 매물이 0-2건에 머무는 현상은 특정 시점 기준 통계이나, 수천 세대 규모 단지의 전세 가용 물량이 사실상 소진된 상태임을 보여준다.

10·15 대책 갭투자 차단이 공급 감소 핵심 원인

서울 은평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서울 은평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전세 매물 급감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지난해 10·15 대책이 꼽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신규 주택 취득 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고, 이에 따라 갭투자를 통한 전세 공급이 사실상 차단됐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2+2년) 행사와 대출 규제, 입주 물량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송천센트레빌 전용 114㎡는 지난 4일 8억 5,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3월 7억 6,000만 원 대비 1년 새 9,0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5월 양도세 유예 종료·보유세 상승 전가

서울 한강변 아파트 전경
서울 한강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전세 물량이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질 경우 임대인이 이를 전세·월세 인상으로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는 확정된 결과가 아닌 시장 우려 수준이며, 실제 영향은 다주택자의 매물 처분 방식과 정책 대응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서울 성북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서울 전세 시장은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올해 누적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6배를 넘어선 데다 5월 이후 추가 악화 요인까지 겹쳐 있다.

따라서 전세 계약을 앞둔 임차인은 매물 현황과 가격 추이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이사 시기와 지역을 유연하게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 방법이 될 수 있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