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 조이고, 양도세 2배 예고”… 집주인들 선택해라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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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수도권 다주택자의 기존 주담대 만기연장까지 제한한다.
양도세·비아파트 시장·임차인 불안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의 기존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3일 보도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TF를 구성했으며, 금융위원회는 24일 3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연장 막는다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연장 막는다 /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 기준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은 1월 말 기준 36조 4,686억 원으로, 2023년 1월 말(15조 8,565억 원) 대비 3년 만에 136.5% 급증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다주택자 규제 강화를 연일 주문한 이후 당국이 본격 대응에 나선 것이며, 관건은 기존 대출까지 규제를 확대할 경우 비아파트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다.

기존 대출 만기연장도 LTV 0% 적용 검토

서울 아파트 전경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은 6·27 대책과 9·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 및 주택 임대사업자의 신규 주담대에 LTV(주택담보인정비율) 0%를 적용해 왔다.

이번에 검토 중인 방안은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 시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거나, LTV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RWA(위험가중치) 상향과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 재심사 강화도 병행 검토되고 있다.

다만 2016년 이후 개인 주담대는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돼 만기연장 개념이 없어 실질적인 규제 대상은 제한적이며, 주택 유형에 따라 비아파트를 선별 제외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임대사업자 대출 67.9%, 올해 만기 도래

시중은행 ATM 기기
시중은행 ATM 기기 /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1월 말 기준 15조 4,105억 원이며, 이 중 10조 4,661억 원(67.9%)이 올해 만기를 맞는다. 은행권과 상호금융권을 합산하면 임대사업자 대출 규모는 약 20조 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임대사업자 보유 주택 중 아파트 비중이 16.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 매입임대 28만 4,183가구 중 다세대가 35.2%, 오피스텔이 24.2%를 차지하며, 서울 장기매입임대의 경우 아파트 비중은 15.7%에 그친다.

아파트 등록임대 제도가 2020년 폐지된 이후 신규 아파트 임대사업자 등록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인 만큼, 이번 규제가 아파트 공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도세 중과 유예도 5월 9일 종료

부동산 관련 세금 안내문 게시된 공인중개사 사무실
부동산 관련 세금 안내문 게시된 공인중개사 사무실 / 사진=연합뉴스

규제 압박은 대출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오는 5월 9일 종료되면 세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매입 15억 원, 매도 25억 원(차익 10억 원) 조건에서 현재 중과유예 적용 시 세액은 3억 2,891만 1,000원이나, 5월 9일 이후 2주택자는 6억 4,076만 1,000원, 3주택자는 7억 5,048만 6,000원으로 급증한다.

이에 따라 고액자산가 절세 컨설팅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25일에는 한국임대인연합 등의 집회도 예정돼 있다.

주거 불안 최소화할 보완책 마련이 관건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출 규제 강화는 다주택자 매물 출시를 유도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 구상에서 출발했으나, 규제 대상의 대부분이 비아파트라는 구조적 한계가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비아파트는 환금성이 낮은 데다 전세사기 여파로 매도 수요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급격한 대출 상환 압박이 가해질 경우 경매 물량 증가와 전·월세 공급 급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이 핀셋 규제와 공공임대 공급 확대를 어떻게 병행하느냐에 따라 시장 충격의 크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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