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회서 ‘한국, 영원한 적대국’으로 규정
미국에는 핵보유국 인정 조건으로 대화 여지 제시
열병식 우크라전 파병부대 등장, 군사 노선 강조
조선노동당은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제9차 당대회를 열고 대남·대외 노선을 공식 확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업총화보고에서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영원한 적”으로 규정하고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적대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대화 여지를 남겼으며, 백악관은 이틀 뒤 즉각 호응했다.
노동당 대회는 5년 주기로 열리며, 이번 9차 대회는 2021년 8차 대회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것이다. 2023년 12월 ‘적대적 두 국가 노선’으로 처음 제시된 기조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공식 선언된 셈이다.
대남 완전붕괴 위협·국경 요새화

김정은은 한국의 “완전붕괴 가능성”을 언급하며 핵 공격을 포함한 군사적 옵션을 공언했다. 남측과 맞닿은 국경의 요새화 방침도 명시됐다.
대남 주요 타격 수단으로는 600mm 방사포, 신형 240mm 방사포, 작전전술미사일종합체가 거론됐으며, 국방발전 5개년 계획에는 지상·수중 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종합체, 위성 공격용 특수자산, AI 공격 드론, 전술핵 체계 개발이 포함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당 규약에서 ‘전국적 범위의 혁명’ 등 통일 관련 조항이 삭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으나, 규약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공식 확인은 미완료 상태다.
미국엔 적대정책 철회하면 대화 가능

김정은은 “미국이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면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핵보유국 지위 인정, 대북제재 해제, 한미연합연습 중단, 전략자산 전개 중단이 사실상의 조건으로 제시됐다. 이와 같은 대미 조건부 메시지는 2025년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도 유사한 취지로 반복된 바 있어 일회성 발언으로 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2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공식 응답했으며,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병기했다.
열병식에 우크라전 파병부대 첫 등장

2월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병력 1만 5,000명, 도보 종대 50개 규모의 열병식이 진행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우크라전 파병 부대가 대열에 공식 참가했음을 보도했으며, 북한군의 현대전 실전 경험을 공개적으로 내세운 첫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신형 ICBM 등 신규 전략무기는 등장하지 않았고 기존 병력 중심으로 구성됐다. 게다가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주석단 중앙에 배치돼 존재감을 과시했으나, 후계 공식화로 볼 만한 공식 선언은 없었다.
북미 접촉 가능성 주목

이번 9차 당대회는 한국 배제와 대미 유화를 동시에 제시하는 ‘통미적남’ 구도를 당 차원에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대남 메시지 수위에 대해서는 “원색적 비난을 자제했다”는 평가와 “대화 여지 없는 단절 선언”이라는 해석이 전문가 간에 엇갈리고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3월 31일~4월 2일)을 계기로 7년 만의 북미 접촉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향후 북미 협상 진전 여부가 한반도 정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프네정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