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 믿다가 발등 찍힌다”… 7,100억 원 투자로 국산 수송기 개발에 미국조차 ‘깜짝’

서태웅 기자

발행

엠브라에르 C-390 밀레니엄 수송기 도입
미국산 중심 체계에서 벗어난 도입 다변화 전략
절충교역을 통한 기술·부품 확보가 향후 변수

방위사업청은 대형수송기 2차 사업으로 선정된 브라질 엠브라에르(Embraer)사의 C-390 밀레니엄 1호기가 현지에서 출고됐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7,100억 원 규모인 이번 사업은 C-390 3대를 도입해 2026년까지 전력화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대한민국 공군이 도입한 엠브라에르 C-390 밀레니엄
대한민국 공군이 도입한 엠브라에르 C-390 밀레니엄 / 사진=유튜브 ‘엠브라에르’

기존 미국산 C-130 중심의 수송기 운용 체계에서 벗어나 도입 다변화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번 도입이 약 3조 원 규모의 국산 수송기 개발 사업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방산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관건은 2026년 전력화 일정과 절충교역을 통한 국산화 부품 확보가 예정대로 이행되느냐다.

C-390 밀레니엄, 7개국 이상 도입·운용 중

엠브라에르 C-390 밀레니엄
엠브라에르 C-390 밀레니엄 / 사진=엠브라에르

C-390 밀레니엄은 최대 이륙 중량 약 87톤, 최대 탑재 중량 약 26톤의 중형 수송기로, 브라질이 자국 운용 목적으로 개발한 기종이다. 현재 포르투갈, 헝가리,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웨덴, 우즈베키스탄 등 7개국 이상이 도입하거나 계약을 체결했으며, 꾸준한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게다가 엠브라에르는 인도 마힌드라(Mahindra) 그룹과 C-390 공동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당 추정 가격은 약 5,000만 달러 수준이며, 이번 한국 도입분 3대의 총사업비 7,100억 원은 이를 반영한 규모다. 한국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해당 기종의 아시아 주요 운용국 반열에 오르게 됐다.

미국산 협상 난항 속 브라질산 선택

C-130 허큘리스 수송기
C-130 허큘리스 수송기 / 사진=연합뉴스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2023년 12월 C-390를 최종 선정하기까지는 미국산 수송기 성능 개량 협상 과정에서 조건 이견으로 상당한 난항을 겪었다.

이에 따라 공군은 기존 미국산 C-130 의존 구도에서 벗어나 브라질산 기종을 선택함으로써 무기 체계 도입 다변화라는 전략적 포석을 깔았다. 한편 인도네시아산 수송기(CN-235)의 잦은 결함과 노후화가 해상초계 및 수송 임무 제한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도 신규 기종 도입의 필요성을 높인 배경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함이 반복되는 CN-235의 운용 공백을 메울 대안 확보가 시급한 과제였던 만큼, 이번 C-390 도입은 전력 공백 해소와 공급처 다변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겨냥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국산 수송기 부품 공급망 확보 박차

대한민국 공군이 도입한 엠브라에르 C-390 밀레니엄
대한민국 공군이 도입한 엠브라에르 C-390 밀레니엄 / 사진=엠브라에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번 C-390 도입 사업을 발판으로 약 3조 원 규모의 국산 수송기(MC-X) 개발에 필요한 부품 공급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사청은 엠브라에르와 MOU를 체결하고 국내 부품 채택 확대 및 기술 협력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한-브라질 항공우주 방산 협력의 구체적인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

KAI가 개발 목표로 삼은 MC-X는 최대 이륙 중량 약 92톤, 최대 탑재 중량 약 30톤 수준으로, C-390 대비 탑재 능력이 약 4톤 크고 전체 체급도 한 단계 높다. 반면 C-390 운용 경험과 절충교역을 통해 확보되는 기술·부품 인프라는 MC-X 개발 과정에서 직접 활용될 수 있다.

전력화 일정·부품 국산화 이행 여부가 변수

군용수송기 및 특수목적기 개념도
군용수송기 및 특수목적기 개념도 /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이번 C-390 1호기 출고를 계기로 공군의 수송기 전력 구조가 미국산 단일 체계에서 다변화 체계로 전환되는 첫걸음이 시작됐다. 2026년 전력화 완료 목표가 예정대로 이행될 경우, 노후 기종 대체와 함께 수송·특수 임무 능력이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엠브라에르와의 절충교역 조건 이행 실적이 국산 수송기(MC-X) 개발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방산 업계에서는 C-390 운용 데이터와 부품 공급망이 MC-X 설계 및 인증 과정에 직접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 구체적인 절충교역 이행 계획이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