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으로 왜 국산을 만드냐고?”… 한국이 ‘8조’ 투입해 만든 ‘초음속 전투기’, 나라 급이 달라졌다

서태웅 기자

발행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가 출고
올 하반기 공군 배치가 추진
국산 전투기 개발이 본궤도에 오름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경남 사천에서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 출고식을 개최했다. 한국은 이번 양산 1호기 출고로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국 반열에 올랐다.

KF-21
KF-21 / 사진=공군

개발비만 8조 8천억 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2001년 3월 국산 전투기 개발 선언 이후 수십 년의 난관을 거쳐 결실을 맺었다.

F-4·F-5 등 노후 전투기를 대체할 독자 플랫폼 확보가 사업의 출발점이었으며, 부품 수리와 무장 업그레이드의 주권 확보라는 실질적 과제가 개발 동력으로 작용했다. 관건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공군 실전 배치가 일정대로 진행되는지 여부다.

KF-21, 부품 20만 개·시제기 1,000소티 달성

KF-21 양산 1호기 공개
KF-21 양산 1호기 공개 / 사진=청와대통신사진가자단

KF-21 보라매는 4세대와 5세대 전투기의 중간 단계인 4.5세대 전투기로, 스텔스 기술 일부가 적용됐다. 양산기는 부품 20만 개 이상으로 구성되며, 시제기 6대는 2024년 11월 28일 기준 무사고 비행 1,000소티를 달성했다.

방위사업청은 2024년 6월 KAI와 총 20대 양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1호기 출고는 해당 계약 이후 첫 번째 결과물이다.

특히 양산기에는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EOTGP), 전자전 재머(RF Jammer) 등 국내 독자 개발 장비가 탑재됐다. 올 하반기 공군 배치를 방침으로 하고 있으나, 확정 일정은 아니다.

7차례 타당성 조사·14년 지연

KF-21 최종 개발 비행시험을 마친 시제 4호기
KF-21 최종 개발 비행시험을 마친 시제 4호기 / 사진=방위사업청

KF-21 사업은 순탄하지 않았다. 7차례 사업타당성 조사 중 6차례가 ‘타당성 없음’ 판정을 받았으며, 2009년에야 타당성을 인정받아 2015년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사업 착수는 당초 계획 대비 약 14년 지연됐다. 2011년에는 KF-16 정비 과정에서 미국 조사단이 방한하는 ‘타이거 아이’ 사건이 발생하며 독자 플랫폼 확보의 필요성이 재확인됐다.

이후 2021년 시제 1호기 출고, 2022년 7월 첫 비행,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거쳐 2024년 6월 양산 계약으로 이어졌다. 단계별 검증을 통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데까지 총 23년이 소요된 셈이다.

AESA 레이더 등 독자 개발 성공

KF-21
KF-21 / 사진=공군

미국은 위상능동배열(AESA) 레이더 등 4개 핵심 기술의 이전을 거부했다. 이에 KAI와 관련 연구기관은 해당 장비를 국내 독자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으며,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개발에 성공했다.

반면 미국제 전투기를 운용할 경우 부품 수리에 미국 허가가 필요하고, 대기 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된다.

게다가 무장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미국의 허락 없이는 독자 적용이 불가능한 구조다. 총 운용비 중 유지보수 비용이 70%를 차지하는 만큼, 독자 플랫폼 확보는 장기적 비용 통제와 전투력 유지 측면 모두에서 실질적 의미를 갖는다.

하반기 배치·추가 양산 계획 주목

이재명 대통령, KF-21 양산 1호기 출고 격려
이재명 대통령, KF-21 양산 1호기 출고 격려 /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KF-21 보라매 양산은 수입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전투기 운용 체계를 갖추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부품 수리와 무장 업그레이드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방위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이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으로 올라선 만큼, 향후 수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여부도 주요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 실전 배치 결과와 함께 추가 양산 계획의 구체화 여부가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개발비 8조 8천억 원을 투입한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방산 수출과 운용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첫 번째 검증이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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