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추성훈을 칭찬한 이유”…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귀지’의 숨은 진실

by 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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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동안 귀 안 판 추성훈, 의사는 칭찬
귀지, 세균 막아주는 천연 보호막
면봉·귀이개로 귀를 파면 안 되는 이유

추성훈 귀지 제거하는 모습
추성훈 귀지 제거하는 모습 / 사진=유튜브 ENA DRAMA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평생 귀를 한 번도 파지 않았다는 사실이 방송에서 공개됐다. 49년간 면봉조차 쓰지 않았다는 고백에 시청자들은 놀랐지만,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오히려 “가장 이상적인 귀 관리법”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귀지는 지저분한 노폐물이 아니라 세균과 먼지를 막아 주는 자연 방어막이기 때문이다.

특히 약산성 환경을 조성해 항균 작용을 하며, 대부분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시원함을 느끼려고 습관적으로 귀를 파는데, 이 행동이 고막 손상과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귀지 속 숨은 항균 성분

귀지
귀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귀지는 이구선 분비물과 피지, 땀, 표피 각질, 먼지가 뭉쳐진 혼합물이다. 이 중에서도 라이소자임은 단백질 분해 효소로 세균을 억제하고, 면역글로불린은 항체 역할을 한다. 게다가 귀지가 약산성을 유지해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미국이비인후과학회는 2017년 공식 지침에서 “귀지를 파지 마세요”라고 권고했다. 귀 안쪽 피부는 하루에 0.05mm씩 바깥으로 이동하면서 귀지를 자연스럽게 밀어내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린이 10%, 성인 5%만 이구전색(귀지가 막힌 상태)이 발생한다. 나머지 90% 이상은 스스로 배출되므로 인위적으로 파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약한 압력도 천공 위험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파면 안 되는 이유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파면 안 되는 이유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파면 귀지가 오히려 안쪽으로 밀려 들어간다. 이렇게 깊숙이 눌린 귀지는 외이도를 막아 먹먹함과 난청, 이명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고막 두께가 0.1mm에 불과해 강하게 파지 않아도 쉽게 손상된다. 고막이 천공되면 통증과 출혈이 나타나며, 세균이 중이로 침투해 중이염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또한 면봉으로 귀를 긁으면 외이도에 미세한 상처가 생기는데, 이 틈으로 세균이나 곰팡이가 들어가 외이도염을 일으킨다. 한 이비인후과 의사는 “면봉만 쓰지 않아도 외이도염 환자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꼭 제거해야 한다면 병원에서

귀지는 병원에서 제거
귀지는 병원에서 제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귀가 먹먹하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자가 치료 대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비인후과에서는 현미경으로 귀 내부를 확대해 관찰한 뒤 석션(suction)이라는 흡입 장치로 귀지를 안전하게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고막이나 외이도 벽에 손상을 주지 않으므로 자가 치료보다 훨씬 안전하다. 특히 소아나 노인, 누워 지내는 환자는 귀지가 쌓이기 쉬우므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병원에서 귀지를 제거하는 모습
병원에서 귀지를 제거하는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귀지는 파지 않아도 대부분 저절로 빠진다. 49년간 귀를 파지 않은 추성훈의 사례가 증명하듯,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관리법인 셈이다. 면봉 습관을 끊고 증상이 생겼을 때만 병원을 찾으면 난청과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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