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이패스 싹 바뀐다”… 정체 없는 ‘진짜’ 고속도로 시대, 시속 100km로 간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스마트 톨링’ 도입
하이패스 단말기 없이 시속 100km 통과 가능
‘자율주행 물류’의 마지막 퍼즐 맞춘다

대한민국 고속도로의 오랜 풍경이었던 ‘톨게이트 정체’와 ‘하이패스 급감속’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 운전자 99%가 불편을 호소했던 요금소라는 물리적 장벽을 허무는 차세대 ‘스마트 톨링(Smart Tolling)’ 시스템이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전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스마트 톨링 도입
고속도로 톨게이트 스마트 톨링 도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 톨링이 지향하는 것은 ‘투명한 혁명’이다. 차량을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속 주행 중에도 통행료가 결제되는 MLFF(Multi-Lane Free-Flow) 방식이 핵심이다. 요금소 상단에 설치된 초고해상도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영상 인식 시스템이 차량의 번호판과 차종, 위치를 고속으로 식별해 요금을 부과한다.

이는 기존 하이패스의 한계를 넘어선다. 하이패스는 편의를 제공했으나, 단말기 인식 오류나 미장착 차량은 여전히 정차해야 했고, 요금소 앞 차선 변경과 급감속은 교통 정체와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다. 하지만 스마트 톨링은 시속 100km의 고속 주행 중에도 결제가 가능해 정체 해소 효과를 극대화한다.

부산톨게이트 다차로 하이패스
부산톨게이트 다차로 하이패스 /사진=한국도로공사

운전자는 더 이상 단말기를 장착할 필요가 없다. 한국도로공사 앱이나 누리집에서 차량 번호와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통과와 동시에 자동 결제가 이뤄진다.

만약 미등록 차량이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번호판 인식만으로 차량 소유주에게 문자나 우편으로 고지서가 발송되며, 운전자는 15일 이내에 온라인으로 납부하면 된다. 다만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을 경우 가산금이 부과되는 ‘징수 강제성’이 존재한다.

경인고속도로 인천톨게이트
경인고속도로 인천톨게이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스마트 톨링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편의’를 넘어선다. 요금소의 ‘물리적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Level 4 자율주행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트럭은 멈춤 없는 주행이 필수다. 통행료 결제를 위해 차량을 멈추거나 사람이 개입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은, 자율주행 트럭이 전국 고속도로를 24시간 끊김 없이 누비는 ‘미래 물류’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된다는 의미다. 스마트 톨링 없이는 Level 4 자율주행 트럭의 물류 시스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흥톨게이트 다차로 하이패스
시흥톨게이트 다차로 하이패스 /사진=디지털서비스개방

효과는 이미 시범 구간에서 확인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대왕판교 요금소를 비롯해 전국 9개 요금소에서 운영 중인 이 시스템은 차량 흐름을 한결 매끄럽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요금소 정체 해소는 물류 흐름을 빠르게 하고, 급정지·급출발로 인한 사고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배출가스와 소음을 감소시켜 환경 개선에도 기여한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현재 시범 구간에서는 일부 화물차 운전자를 중심으로 요금 인식 정확도나 시스템 적응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하이패스
고속도로 톨게이트 하이패스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1년간의 시범 데이터를 분석해 기술적 완성도와 보안성을 보완한 뒤 단계적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2026년 전국 전면 도입’설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요금소라는 ‘불필요한 정차’가 사라지고 번호판이 곧 결제 단말기가 되는 스마트 톨링의 미래는 이미 운전자들의 일상 속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이 투명한 혁명은 정체 해소와 더불어, 한국을 자율주행 물류 강국으로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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