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원 넘은 원/달러 환율
외환당국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
미중 갈등·미국 셧다운, 환율 상승 배경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30원을 훌쩍 넘어서며 외환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장중 한때 1,434.0원까지 치솟으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 직후 이틀 만에 30원 넘게 폭등하는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자, 결국 정부와 한국은행이 1년 6개월 만에 공동 구두개입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이번 사태는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미국 정부 셧다운, 한·미 관세 협상 난항이라는 ‘3대 악재’에 동시 노출되며 본격적인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강력한 경고등이다.

오늘 환율 폭등을 촉발한 것은 복합적인 대외 악재의 공습이었다. 가장 큰 충격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재점화된 미·중 무역갈등이다.
여기에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2주차에 접어들며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극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를 둘러싼 한·미 관세 후속 협상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원화 가치에 대한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결국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공동으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공식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관찰을 넘어, 투기적 움직임이 계속될 경우 외환보유고를 동원한 실개입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다.
정부(기재부)와 중앙은행(한은)이 동시에 나서는 공동 구두개입은 그만큼 현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시장에 미치는 무게감이 다르다. 실제로 메시지 발표 직후 1,432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1,427원대로 즉각 하락하며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외환당국의 발 빠른 조치로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적인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당국의 개입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할 수는 있어도,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과 미국 내부의 정치적 불안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다.
시장은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한·미 정상회담이, 꽉 막힌 관세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한국 경제는 살얼음판을 걷게 될 전망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