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54원대까지 급등
달러 예금·해외주식 투자로 환전 확대
미국 무역적자 16년 만의 최저 수준
달러-원 환율이 야간거래에서 1,454원 대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9일 새벽 2시 기준 뉴욕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서울 외환시장 종가 대비 6원 오른 1,451.8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1,454.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으로 1,429.80원까지 급락한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16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줄어들며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진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달러 예금 잔액도 8거래일 만에 40억 5,900만 달러 늘어나는 등 저가 매수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무역적자 294억 달러로 급감

미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전달 대비 39% 급감한 294억 달러를 기록하며 2009년 6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 성장 기대감과 생산성 개선 전망이 확산되며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상승했고, 달러 강세-원화 약세 흐름이 본격화됐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빈 로는 “무역적자 감소가 달러 강세를 촉발했다”며 “다만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경우 중기적으로는 달러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9일 오전 9시 26분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날 대비 0.09% 오른 98.675를 기록하며 강세를 유지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80원 상승한 1,450.60원에 마감됐으며, 장중에는 1,453.80원까지 치솟는 등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 예금 674억 달러 돌파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이 6일 기준 674억 7,200만 달러로 집계되며 작년 12월 24일 직전일 대비 6.4% 증가했다. 특히 최근 8거래일 동안 40억 5,900만 달러가 늘어나며 외환당국 개입 이후 환율이 급락했던 시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한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의 정성진 팀장은 “연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1,420원 대까지 떨어지자 경계감이 옅어졌다”며 “환율이 다시 1,450원 선을 넘보고 있어 저가 매수 심리가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일까지 2주간 2조 1,952억 원 규모의 외국 주식을 순매수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환전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외환중개에 따르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1조 4,1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9억 7,279만 달러 규모의 실수요 환전이 유입되며 환율 상승 압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순매도에 코스피 0.95% 하락

9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2.52% 하락한 13만 5,300원에, SK하이닉스는 3.04% 밀린 73만 3,000원에 거래되며 반도체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이틀 연속 1.83% 하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오전 9시 48분 기준 전날 대비 0.95% 하락한 2,509.33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7,42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5,154억 원을 순매수하며 맞섰으나 차익실현 매물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 재정환율은 오전 9시 27분 기준 전날 대비 0.2원 내린 1,452.80원을 기록했고, 엔-달러 환율은 156.98엔으로 0.22% 상승하는 등 아시아 통화 전반이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환율 변동성 지속 전망

이번 환율 상승세는 미국 경제지표 개선과 연말 실수요 환전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외환당국의 단호하고 일관된 시장 개입 의지가 확인된 만큼, 급격한 환율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외환당국의 경계감이 여전해 1,400원대 후반에서 1,440원대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연중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환율과 증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개입 시점과 강도를 주시하며 신중한 거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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