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사태에 발칵 뒤집힌 한국”…일본 노조가 보여주는 ‘다른 길’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수익성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토요타 노조의 사례를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 노사가 지향해야 할 생산성 중심의 협력 구조와 생존 전략을 짚어봅니다.

토요타 대리점 로고
토요타 대리점 로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핵심 사항

  •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한국 노조가 분배 중심 교섭에 집중하는 반면 토요타 노조는 품질과 생산성 등 생존 의제를 우선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 토요타 노조는 올해 4차례 노사협의회에서 품질 저하와 생산 차질을 논의했으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4%로 토요타그룹의 10.0%를 상회했습니다.
  •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원가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 노사도 단기 분배 논의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고용 안정을 위한 공통 의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전환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이중 압박을 동시에 받는 가운데, 완성차 기업의 노사관계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수익성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노사가 어떤 의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느냐가 기업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근 ‘토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국과 일본의 노사 문화를 정면으로 대비했다.

한국에서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한 달 만에 하청 노조 1,011곳이 원청 사업장 372곳에 교섭을 요구하는 등 분배 중심 교섭이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토요타 노조는 전혀 다른 방향을 선택하고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한국 노사, 성과 분배에 집중하는 사이

카카오 노조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
카카오 노조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직후 교섭을 요구한 하청 노조 조합원은 약 14만 6,000명으로, 전체 노조 조합원의 5%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 달 사이 원청 372곳이 교섭 압박에 놓였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작지 않다.

경총은 이 같은 흐름을 분배적 교섭 확대와 산업 현장 혼란, 이른바 ‘파업 만능주의’의 연장선으로 규정했다. 성과를 나누는 방식에 대한 논의가 먼저 불붙는 구조는, 정작 그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한 집중을 흐릴 수 있다는 것이 경총의 문제의식이다.

토요타 노조가 꺼낸 화두는 ‘생존’

미국 휴스턴 토요타 센터 전경
미국 휴스턴 토요타 센터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타 노조는 올해만 네 차례 노사협의회를 열었으며, 협의 의제의 출발점은 성과급이 아닌 품질 저하와 생산 차질이었다. 노조 위원장은 자동차 산업에서 일하는 550만 명을 언급하며 “좋은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는 원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접근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인과적 위기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품질이 흔들리면 가동 정지와 프로젝트 지연이 잇따르고, 이는 고객 신뢰 저하와 원가 압박으로 이어지며, 결국 구성원 모두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생산성과 혁신을 먼저 논의하는 것이 분배 논쟁보다 장기적으로 더 큰 파이를 만든다는 판단이 토요타 노조의 선택 배경에 깔려 있다.

수익성 격차가 말해주는 것

현대차 노조 임금협상 투쟁 출정식
현대차 노조 임금협상 투쟁 출정식 /사진=연합뉴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 격차는 노사관계 논쟁에 무게를 더한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8.7%)와 기아(13.1%)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4%로, 토요타그룹(10.0%)을 소폭 상회한다.

반면 폭스바겐그룹 영업이익률은 2.8%에 그쳤고, 포르쉐 역시 영업이익이 36억 3,700만 유로에서 4억 1,300만 유로로 급감하는 등 유럽 완성차의 수익성 압박이 뚜렷하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기업일수록 노사가 분배가 아닌 경쟁력 강화를 먼저 논의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 노조의 4·23 투쟁 결의대회
삼성전자 노조의 4·23 투쟁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수익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기업들의 공통점은 노사 협의가 ‘얼마나 나눌 것인가’보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서 출발했다는 데 있다.

토요타의 사례는 완성차 업계 전반이 원가·전환 비용 압박을 받는 시기일수록, 노조의 의제 설정 방식이 기업과 구성원 모두의 생존에 직접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자동차 산업 역시 이 흐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개정 노동조합법을 둘러싼 교섭 요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노사 양측이 단기 분배 논의를 넘어 산업 경쟁력이라는 공통 의제를 공유할 수 있는지가 향후 수익성과 고용 안정성을 함께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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