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니코틴도 담배, 전자담배 규제 본격화
국회 기재위, 담배사업법 개정안 통과
9년간의 지리한 논쟁에 마침표가 찍혔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주원료인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공식 규정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1988년 법 제정 이후 37년 만에 담배의 법적 정의를 바꾸는 역사적 결정으로, 그간 세금과 규제의 사각지대에 존재했던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의 ‘무법지대’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정부는 막대한 세수를 확보하게 되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 간단한 문구 수정으로 인해, 화학적으로 제조된 합성 니코틴 제품도 이제부터 담배소비세 등 각종 세금 부과는 물론, 경고 그림 부착, 온라인 판매 및 광고 금지 등 궐련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다.
9년간 지연되던 법안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해 11월, 합성 니코틴 역시 상당한 유해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연구 결과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OECD 38개국 중 35개국이 이미 시행 중인 규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가장 즉각적인 변화는 ‘돈’ 문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연간 약 9,300억 원의 추가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4년간 걷지 못한 세금만 3조 원이 넘는다는 지적을 고려하면, 정부로서는 거대한 재정적 헛점을 막게 된 셈이다.
반면,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진다. 현재 천연니코틴 액상에 부과되는 1ml당 약 1,800원의 세금과 부담금이 합성 니코틴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경우, 시중에서 판매되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한편, 개정안은 갑작스러운 규제 강화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완충 장치도 마련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기존 전자담배 소매점들을 보호하기 위한 소매점 간 거리 제한(50m) 적용 2년 유예 조치다.
법이 즉각 시행될 경우 수많은 영세 판매점들이 불법으로 전락해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안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제세부담금의 한시적 유예를 검토하고, 업종 전환이나 폐업을 원하는 사업주에게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이제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통과가 유력한 만큼, 대한민국 담배 규제 정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무니코틴을 표방하는 유사 니코틴 제품 규제 등 또 다른 과제들이 남아있다. 9년 만에 겨우 첫발을 뗀 이번 개정안은 합성 니코틴 규제의 끝이 아닌, 더 정교하고 포괄적인 관리 감독을 위한 새로운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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