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구성원에게 기본급 대비 2,964%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다.
HBM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과 AI 반도체 경쟁 속 인재 확보 전략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다.
SK하이닉스가 구성원에게 기본급 대비 2,964%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47조 2,06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것이다. 회사는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약 4조 7,000억 원을 책정했으며, 5일 구성원 계좌로 입금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성과급은 노사 합의로 PS 지급 한도를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전액 지급하는 새 제도를 적용한 첫 사례다. 지난해 PS 1,000%에 특별성과급 500%를 더해 총 1,500%를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반기별로 지급되는 생산성격려금(PI) 300%를 포함하면 총 성과급은 3,264%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봉 1억 원 기준 성과급만 1억 4,820만 원 지급

이번에 지급되는 PS 2,964%는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연봉 환산 시 148.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예를 들어 연봉 1억 원인 직원의 경우 성과급으로만 1억 4,820만 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회사는 산정된 PS의 80%를 당해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간 매년 10%씩 이연 지급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PI 상반기분과 하반기분을 합쳐 올해 실제 수령액이 2억 원에서 최대 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 1,700만 원이었다.
한편 회사는 PS의 최대 50%를 자사주로 선택할 수 있는 주주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1년 보유 시 매입금액의 15%를 현금으로 추가 지급한다. 올해부터는 PS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으로 적립하는 제도도 새롭게 도입했다.
영업이익 10% 전액 지급 제도로 전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노사 합의를 통해 PS 지급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는 PS 지급률이 최대 1,000%로 제한돼 있었으나, 이를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전액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회사는 이 약속을 향후 10년간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급 재원은 낸드 자회사인 솔리다임을 제외한 약 4조 5,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HBM 판매가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이 49%에 달했다”며 “이에 따라 PS 재원도 대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작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올해 연봉의 최대 50% 수준으로 책정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쟁사인 TSMC도 영업이익의 약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어, SK하이닉스의 이번 결정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한다.
HBM 수요 폭증이 실적 견인,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 전략

SK하이닉스의 실적은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97조 1,46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성과를 냈다.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수요 폭증으로 HBM3E 5세대 제품 공급이 본격화됐고, 올해는 HBM4 6세대 양산도 예정돼 있다.
증권가는 올해 SK하이닉스 매출이 100조 원에서 1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통해 반도체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인재 유출을 방지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최근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공계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보상 체계로 글로벌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직원들이 성과급을 부동산, 금융상품, 소비 등에 활용하면서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인재 경쟁 본격화 신호

이번 조치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재 확보가 기업 생존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SK하이닉스는 제도 개편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다만 이러한 파격적 보상이 지속 가능한지는 향후 실적 흐름에 달려 있다. 증권가는 AI 반도체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업황 변동성에 따라 성과급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다른 반도체 기업들의 인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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