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반도체 공정 전반의 평상시 유지 의무를 노조에 부과하면서, 삼성전자 총파업의 실질적 범위와 노사 협상 구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 사항
- 수원지방법원은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안전보호시설 및 보안작업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습니다.
- 노조가 결정 위반 시 하루 1억 원, 노조 간부 개인은 하루 1,0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삼성전자에 지급해야 하며 18일간 최대 18억 원에 달합니다.
- 반도체 공정 특성을 반영해 생산 유지 의무 범위를 포괄적으로 인정한 판결이므로 노조의 파업 전략 수정과 실질적인 행동 제약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수원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 신우정 수석부장판사는 18일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을 상대로 신청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오는 21일 시작해 6월 7일까지 18일간 예고된 총파업을 앞두고 내려진 결정으로, 노조 측에 파업 기간 중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할 의무가 부과됐다. 법무법인 지평 김지홍 대표변호사가 삼성전자 측 대리인을 맡아 소송을 이끌었다.
위반 1일당 노조 1억 원 이행강제금 부과

이번 결정의 파급력은 이행강제금 규모에서 드러난다. 재판부는 결정 내용을 위반할 경우 각 노조는 하루 1억 원을 삼성전자에 지급하도록 했으며, 최승호 지부장과 우하경 전삼노 위원장 직무대행에게는 각각 하루 1,0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총파업 전 기간인 18일 동안 전면 위반이 이어질 경우 노조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대 18억 원에 달한다. 재판부는 2018년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30분 미만 정전이 발생해 약 500억 원의 손실이 났다는 삼성전자 측 소명을 판단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 점거 금지 인용, 전삼노 점거 금지는 기각

결정의 세부 내용에는 온도 차가 있다. 재판부는 초기업노조와 최승호 지부장에 대한 주요 시설 점거 금지 신청을 인용했다. 반면 전삼노에 대한 점거 금지 신청은 “점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양 노조 모두 파업 기간 중 안전보호시설을 평상시와 동일한 인력·가동 시간·주의 의무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며, 웨이퍼 변질 방지 등 보안작업도 같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재판부의 판단 기준은 “최소한의 유지보수”가 아닌 “평상시와 완전히 동일한 수준”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 특성상 조금의 공백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반도체 파업 법리가 다시 쓰인다

법조계는 이번 결정이 지난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금지 명령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4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 관련 가처분에서 배양·정제 9개 공정 중 농축·버퍼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공정만 일부 인용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거의 완성된 반제품 마무리 작업”은 보호하되, 신규 생산 공정은 적극적 생산활동으로 보아 강제 유지 명령 범위에서 제외했다. 반면 이번 삼성전자 결정은 훨씬 포괄적인 명령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 전반에 걸친 의무를 노조에 지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가처분 결정은 임시 처분으로 본안 소송과는 별개지만, 파업 기간 노조 행동에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한다. 하루 1억 원이라는 이행강제금이 18일간 누적될 수 있다는 압박이 노조의 전략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노조 측이 즉시항고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21일 파업 개시 전까지 노사 간 협상 재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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