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상권 85% 등 비수도권, “지방소멸 위험 심각” 기업 유치가 최우선 과제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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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조사, 현행 정책 효과 제한적
64%가 5년 후 더 악화 전망

한국경제인협회가 비수도권 시군 지자체 1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7.0%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험을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서울·경기·인천과 광역시, 세종, 제주를 제외한 120곳의 지자체 중 100곳이 응답했으며, 12월 5일부터 11일까지 설문지를 활용한 전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수도권, 지방소멸 위기
비수도권, 지방소멸 위기 / 사진=연합뉴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9.8%포인트다. 위험이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6.0%에 그쳤으며, 이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인식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산업 일자리 부족이 지방소멸의 핵심 원인으로 꼽혔고, 현행 대응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강원·경상권 85% 넘게 위험 인식

지방소멸에 대한 권역별 위험 인식과 주요 원인
지방소멸에 대한 권역별 위험 인식과 주요 원인 / 사진=토픽트리

권역별로는 강원권이 85.7%로 가장 높은 위험 인식을 보였고, 경상권이 85.3%로 뒤를 이었다. 전라권은 78.6%, 충청권은 58.3%를 기록해 강원권과 충청권 사이에 27.4%포인트 차이가 발생했다.

지방소멸의 주요 원인으로는 산업 일자리 부족이 44.2%로 1순위를 차지했으며, 주택 및 주거환경이 21.4%, 의료·보건·돌봄이 17.5%, 교육 및 대학이 9.1%, 문화 및 여가가 3.9%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인프라 평가에서는 산업 일자리가 5점 만점에 2.1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교육 및 대학이 2.2점, 문화 및 여가가 2.45점, 의료·보건·돌봄이 2.54점이었다. 반면 위험이 낮다고 응답한 지자체는 전체의 6.0%에 불과했다.

대응 정책 97% 추진, 효과는 절반만 체감

인구감소·지방소멸 현황 및 과제 조사 결과
인구감소·지방소멸 현황 및 과제 조사 결과 / 사진=한국경제인협회

비수도권 지자체의 97.0%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정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54.6%로 가장 많았고, ‘효과적’이라는 평가는 38.1%에 그쳤다.

향후 5년 후 지방소멸 위험 전망에 대해서는 64.0%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완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2.0%에 불과해 52.0%포인트 격차를 나타냈다.

최우선 정책 과제로는 기업 유치가 37.5%로 1순위를 차지했으며, 주택 보급 및 거주환경 개선이 19.5%, 생활인구 유입 활성화가 12.5%, 의료 서비스 강화가 7.5%, 지역 중소기업 지원 확대가 7.0% 순이었다.

베이비부머 지역 이주에 과반 긍정

베이비붐 세대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젝트
베이비붐 세대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젝트 / 사진=토픽트리

한경협은 이번 조사에서 ‘베이비부머 지역경제 붐 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3자 연합 모델을 제안했다. 이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1955년부터 1974년생 베이비부머가 비수도권 중소도시로 귀촌해 지역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에 대해 55.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기대 효과로는 지역사회 인구 유입 및 공동체 활성화가 26.0%로 1순위를 차지했다. 이어 지역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 진작이 23.0%, 수도권 집중 완화 및 균형발전이 17.5%, 지역 정주여건 개선이 8.5% 순으로 나타났다.

최우선 정책 과제로는 귀촌 연계형 일자리 매칭 플랫폼 구축이 25.0%로 가장 높았다. 한경협은 지난해 10월 정부에 이 프로젝트를 건의했으며,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마강래 교수의 자문을 받아 생산연령인구 감소, 지방소멸 위기, 지역 중소기업 인력난이라는 삼중고를 동시에 해소하려는 취지로 설계했다.

일자리 확충 없이 구조적 위기 지속 전망

농촌 마을 풍경
농촌 마을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조사는 비수도권 지자체 대부분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산업 일자리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현행 정책은 대부분 추진되고 있지만 체감 효과가 낮고,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마강래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 기반 확충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베이비부머의 경험과 역량을 지역 중소기업과 연결해 인력난을 완화하고 지역사회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 모델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귀촌 지원 정책과 일자리 매칭 시스템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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