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상속·증여가 격차를 고착화시켰다.
누진적 자산 과세와 사회적 상속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일 발표한 ‘자산 격차 요인 분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 고자산가의 자산 점유율이 약 65%로 1995년 이후 최근까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일본 등 비교 대상 국가보다 높은 수준이며, 소득만으로는 이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함께 제시됐다.
부동산 보유 여부와 상속·증여 수령 여부가 자산 불평등을 결정짓는 두 축으로 지목됐다는 점에서, 과세 구조와 사회적 상속 개념 도입을 포함한 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기 출발선이 16년 격차 결정

보고서는 2007년 청년층의 자산 상태를 2023년까지 16년간 추적한 결과, 초기 자산 격차가 이후에도 고착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년기에 부모로부터 상속·증여를 받거나 조기에 부동산을 취득한 집단은 자산 상위 분위를 유지했는데, 반면 생활비 목적의 부채로 출발한 집단은 16년이 지난 뒤에도 자산 하위 분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층의 경우 부동산 가치 상승과 대출 레버리지를 동시에 활용하며 자산을 연쇄적으로 불려나간 구조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소득이 높아지더라도 자산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 소득과 자산 간 상관관계 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영업자·남성·수도권 거주자 자산 보유 우위

자산 격차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에 따라서도 뚜렷하게 갈렸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상용직 임금근로자보다 고자산층 진입 확률이 높았고, 임시직·일용직 근로자와 장애인 가구는 자산 하위 분위에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자산 보유 확률과 보유 수준 모두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혼인 상태와 결합할 경우 이 격차는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수도권·아파트 중심의 자산 형성 구조가 지역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어,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지역 불균형이 자산 격차를 복합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진단이 제시됐다.
누진적 자산 과세·사회적 상속 개념 도입

보고서는 현행 상속·증여세제와 과세표준 구간 조정이 실질적인 자산 재분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누진적 자산 과세 강화와 사회적 상속 개념 도입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중저자산층 우선 자산 형성 지원, 금융교육 강화,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 확대도 과제로 꼽혔다. 임시직·장애인 가구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 지원 없이는 자산 격차가 사회적 안전망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이혼·실업 등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는 완충 기능까지 자산이 담당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단순한 소득 지원을 넘어선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결론이다.
소득 상승만으론 격차 해소 불가

이번 보고서는 자산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과 별개의 구조적 문제로 고착되고 있음을 30년에 가까운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동산과 대물림이라는 두 축이 자산 격차를 재생산하는 구조를 방치할 경우, 세대 간 기회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정책 설계 과정에서 자산 형성 경로의 불균형을 직접 겨냥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며, 관련 제도 개편 논의의 구체적 진전 여부가 향후 주목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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