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입국 시행, ‘9,900% 성장’… 유커가 선택한 새로운 ‘K-컬처’의 정체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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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 무비자 입국 시행, 매출 상승세
편의점·면세점·뷰티 중심으로 매출 급증
K-컬처 업계도 외국인 수요에 맞춰 마케팅 강화

서울 명동의 한 편의점 외국인 결제 매출이 100배(9,900%) 뛰었다. 9월 29일,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첫날, 시장이 받은 충격적인 성적표다.

면세점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면세점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 사진=연합뉴스

수년간 기다려온 유커 특수가 마침내 현실이 됐지만, 그 열기가 터져 나온 곳은 전통의 강자 면세점이나 백화점이 아닌, 다름 아닌 편의점이었다.

이는 단순히 ‘유커의 귀환’을 넘어, 그들의 지갑이 열리는 장소, 즉 소비 지도의 판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알리는 극적인 신호탄이다.

올리브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올리브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 사진=연합뉴스

이번 특수의 최대 수혜자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와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K-로드숍’이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은 무비자 입국 첫날 중국인 고객 매출이 전주 대비 71%나 급증했고, CJ올리브영은 ‘올영세일’ 수준으로 재고를 비축하며 밀려드는 손님맞이에 나섰다.

과거 명품관을 순례하던 모습과 달리, 최신 K-뷰티와 K-패션 트렌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득템’하려는 젊고 똑똑해진 유커들에게 이곳들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코스’가 됐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 사진=넷플릭스

과거 음료수나 사던 편의점의 위상도 완전히 달라졌다. 서울 명동의 GS25 매장들은 K팝 앨범, 넷플릭스 협업 상품인 케데헌 라면, 그리고 국민 간식 바나나맛우유 등을 싹쓸이하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CU 역시 외국인 밀집 지역 점포 매출이 38%나 뛰었다. 이는 편의점이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특색 있는 K-푸드를 경험하고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간편결제와 즉시 환급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K-컬처 플랫폼’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롯데면세점에 방문한 유커
롯데면세점에 방문한 유커 / 사진=롯데면세점

물론 전통의 강자인 면세점 업계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평소의 2.5배에 달하는 2,500명의 단체 관광객이 방문했고, 신세계면세점 역시 단체 관광객 매출이 50%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는 신중한 반응이다. 첫날 입국한 크루즈 여행객 특성상 소비 단가가 낮은 식품, 담배, 저가 액세서리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져 매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구매력 높은 MICE(기업회의·포상관광) 단체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연말부터 진짜 ‘큰 장’이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관광 로드쇼
K-관광 로드쇼 /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무비자 입국 정책은 K-관광 시장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지난 몇 년간 유커의 소비 패턴이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뀌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이제 성공의 열쇠는 단순히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올다무와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소비 성지에서 그들의 지갑을 열게 할 차별화된 상품과 경험을 제공하는 데 달려있다. 한국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다.

전체 댓글 1

  1. 물건 몇푼 팔아먹고, 온갖 범죄와 스파이질로 나라는 곧 거덜 날거라고 본다, 이재명 턴핵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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