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4년간 설탕 가격 담합을 적발했다.
제당3사의 가격 합의가 드러나며 재발 방지 대책 실효성이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2일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에 총 4,083억 1,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4년간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가 적발됐다. 이번 과징금은 담합 사건 기준 역대 2위 규모다.

제당 3사는 이 기간 원당 가격 변동에 따라 8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과 인하 폭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격 인상은 6회, 인하는 2회에 그쳤으며, 인하 시에도 폭을 최소화하거나 시점을 늦췄다. 관건은 시장 점유율 89%에 달하는 과점 구조를 악용한 조직적 담합 방식이다.
대표부터 팀장까지, 4년간 조직적 가격 담합

제당 3사는 대표와 본부장급이 가격 인상 방향을 결정한 뒤, 영업임원과 팀장급이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이어갔다. 영업 담당자급은 월 최대 9차례 접촉하며 거래처별 협상 경과를 공유했다. 이에 따라 3사는 담합으로 총 3조 2,884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3사는 2025년 3월 현장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1년 이상 담합을 지속했으며, 조사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한 사실도 확인됐다.
반면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인하 폭을 축소하거나 시점을 지연시켜 소비자 혜택을 차단했다. 게다가 3사는 2007년에도 담합으로 51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어 재범으로 분류됐다.
과징금 1,500억 원대, 기업당 평균 규모 역대 최대

공정위는 CJ제일제당에 1,506억 8,900만 원, 삼양사에 1,302억 5,100만 원, 대한제당에 1,273억 7,300만 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총 과징금 4,083억 원은 2010년 LPG 담합 사건의 6,689억 원에 이어 역대 2위 규모다. 특히 기업당 평균 과징금은 1,361억 원으로 역대 담합 사건 중 최대 수준이다.
설탕 시장은 기본 관세율 30%와 대규모 장치산업 특성상 진입 장벽이 높아 3사가 2024년 내수 판매량 기준 8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담합으로 인한 가격 인상은 음료와 제과업체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최종적으로 소비자 물가에 전가됐다. 한편 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 기간 설탕 가격은 최대 6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협회 탈퇴하고 접촉 원천 금지’

CJ제일제당은 재발 방지를 위해 대한제당협회 탈퇴와 임직원의 경쟁사 접촉 원천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담합 가담자를 즉시 징계하는 한편, 환율과 원재료 가격 정보를 공개하고 원가 연동 판가 결정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게다가 준법경영위원회에 외부 위원 참여를 확대하고, 임직원의 경쟁사 접촉을 자진신고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공정위는 3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3년간 연 2회 설탕 가격 변경 현황을 서면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또한 법 위반 사실을 통지하고 임직원 교육 실시 및 담합 가담자 징계 규정 신설을 요구했다. 공정위 주병기 카르텔조사국장은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국민이 고통받던 시기에 생활필수품 가격을 조작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재발 방지 실효성 확보가 관건

이번 제재는 과점 시장에서 반복되는 담합을 차단하려는 공정위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2007년 제재 이후 재범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전반의 공정 경쟁 문화 정착 여부가 향후 소비자 물가 안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정위는 현재 밀가루, 전분당, 달걀, 돼지고기 등 생필품 분야에서도 담합 조사를 진행 중이다. 3년간 진행될 설탕 가격 모니터링과 함께 이들 품목에 대한 조사 결과가 식품 시장 전반의 공정 경쟁 질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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