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못 받는다”… 660만 원 세금 깎아주는 면세 혜택의 ‘정체’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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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팔고 국내 복귀 시 양도세 면제
면제 혜택은 1인당 5,000만 원 한도
복귀 시점 빠를수록 혜택 확대

기획재정부가 24일 해외주식 투자자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는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12월 23일 기준으로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다. 1인당 매도금액 한도는 5,000만 원이다.

해외주식 팔고 국내 복귀 시 양도세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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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은 기본적으로 양도차익에서 250만 원을 공제한 뒤 22% 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매긴다. 예를 들어 1,750만 원에 산 해외주식이 5,000만 원으로 오른 경우 양도차익 3,250만 원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3,000만 원이 과세 대상이 되며, 원래는 66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내시장 복귀계좌를 통해 내년 1분기에 매도한 뒤 국내 주식으로 옮겨 투자하면 이 660만 원 전액을 감면받을 수 있다.

복귀 시점 빠를수록 세액감면 혜택 확대

국내 투자 및 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 브리핑
국내 투자 및 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 브리핑 /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해외 자금의 국내 복귀를 빠르게 유도하기 위해 시점별로 감면율을 차등 적용한다. 내년 1분기에 복귀하면 양도소득세를 100% 면제하고, 2분기는 80%, 하반기는 50%만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전체 내국인의 해외투자에서 개인 비중이 2020년 이전에는 10% 미만이었는데 현재는 30%를 넘어서고 있다”며 “개인 해외투자자의 국내 복귀를 지원해 외환시장 안정화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하지 않으면 세금이 추징될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주식을 국내시장 복귀계좌에 이체해 내년 7월에 주식을 팔 경우 일단 감면하고, 1년 이상 국내 주식을 보유하지 않으면 추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상품 출시

급락한 원·달러 환율
급락한 원·달러 환율 /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개인투자자의 환위험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출시한다. 선물환 매도란 미래에 받을 달러 등 외화를 매도 시점 환율이 아니라 특정 환율로 팔기로 미리 약정하는 것으로, 환율 하락 시 손실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12월 23일 기준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에 대해 환헤지를 실시한 개인투자자에게는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 연 평균잔액 1억 원까지 환헤지를 인정하며, 환헤지 규모의 5%, 최대 500만 원을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계산 시 소득공제에 반영해준다.

개인이 특정 환율에 선물환을 매도하면 이를 사들인 은행은 달러 매도매입 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달러 현물을 시장에 팔아야 하며, 결과적으로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해외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 100%로

뉴욕증권거래소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기업 자금의 국내 환류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한 익금불산입률을 현행 95%에서 100%로 상향한다. 현재는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95%를 비과세 처리하고 있는데, 이를 100%로 확대해 세 부담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기재부는 국내 차입과 해외자회사 배당을 놓고 자금조달 방식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5%포인트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재부는 이번 조치로 올해 3분기말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잔액 2,100조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국내투자로 전환되거나 환헤지가 이뤄지면서 달러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투자금의 최소 10% 정도만 국내로 돌아오더라도 최대 260조 원 정도가 공급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투자자 반응 엇갈려, 해외주식 실효성 논란도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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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주식에 5억 원 넘게 투자하고 있는 회사원 한모씨는 “세제 혜택 한도만큼만 팔고 국내 주식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금액은 굳이 들여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해외주식 투자자는 “양도세 면제가 세후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주식은 기업 전망에 따라 보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데 세금 감면만으로 주식 처분을 유도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투자자에게만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 계좌를 분석해보면 전체 주식투자자 중 약 80%는 국내 주식만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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