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19조 해외 투자
투자자 보호와 시장 개방 딜레마
금융위원회가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허용과 지수 레버리지 배수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수 레버리지 배수가 2배로 제한돼 있으며, 단일 종목 비중은 30% 이내로 묶여 있다.

이번 규제 완화는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오가는 상황에서 해외로 향한 개인투자자 자금을 국내로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고위험 상품 도입에 따른 투자자 보호 문제와 정책 일관성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국내는 2배 한도, 미국은 3배까지

금융당국은 현재 지수 레버리지 ETF의 배수를 2배에서 3배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ETF 구성 종목이 최소 10종목 이상이어야 하고, 단일 종목 비중도 30%를 넘을 수 없다.
반면 미국은 나스닥 3배 레버리지 ETF가 허용되며, 홍콩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배 레버리지 ETF가 지난달 24일 출시돼 3일간 서학개미 매수액이 100억 원에 달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 레버리지 상품 보유 규모는 2020년 말 2,000억 원에서 지난해 10월 말 19조 4,000억 원으로 5년간 97배 급증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청와대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13일 문제를 제기한 뒤 규제 개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방어 안간힘, 달러 예금 마케팅 자제 요청

금융당국은 환율 안정화를 위해 연일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AIA·메트라이프·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 보험사 임원을 소집해 달러보험 판매 자제를 요청했으며, 19일에는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부행장과 간담회를 열어 달러 예금 마케팅 자제를 당부했다.
실제로 5대 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은 2025년 말 대비 9억 1,700만 달러 증가한 127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생보사의 달러보험 신규 계약은 지난해 말 11만 7,398건으로 2024년 말 4만 598건 대비 2.9배 늘었다.
특히 서학개미의 달러 수요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자, 정부는 토스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의 달러 금리를 1.0%에서 0.1%로 낮췄으며, 신한은행은 해외 광고비 환전 우대율 90%를 3월 말까지 연장했다.
원금손실 위험 확대에 하락장 매도 압력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 또는 3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커지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그만큼 확대된다. 특히 3배 레버리지의 경우 하한가가 3회 발생하면 투자금이 0원이 될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3월까지 거래금액에 비례한 이벤트를 금지하는 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이는 과도한 거래 유도를 막기 위한 조치다. 16일 하루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6억 1,100만 달러에 달했고, 결제액 상위 종목은 SOXL(필라델피아반도체 3배)로 72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레버리지 ETF였으며,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는 보관금액 4조 9,600억 원, SOXL은 3조 9,100억 원, 테슬라 2배는 3조 8,200억 원이었다. 글로벌 비트코인 현물 ETF의 운용자산은 1,268억 달러(186조 원)로 2024년 2월 대비 347.34% 증가했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개방 사이 딜레마

이번 규제 완화는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을 국내로 유턴시켜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이 크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 매력도를 높이고 수수료 해외 유출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가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를 단속하면서 동시에 고위험 상품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DI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대세 하락장에서 레버리지 ETF는 매도 압력을 키워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방어가 시급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면서도 “투자자 보호 장치 없이 규제만 풀면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 시기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금융위는 시장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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