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로 잡힌 줄 알았더니”… 현실은 딴판, 3월에 장바구니 다시 뒤집힌다

서태웅 기자

발행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0% 기록
6개월 연속 물가안정목표 수준 유지
중동발 유가 급등이 상방 변수로 부상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18.40(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대를 6개월 연속 유지한 결과이며, 지난해 10~12월 2.3~2.4%대에서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2.0%로 복귀한 흐름이다.

대형마트 축산물 판매대
대형마트 축산물 판매대 / 사진=연합뉴스

석유류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를 끌어내린 가운데, 설 연휴 효과로 개인서비스 가격이 급등하는 엇갈린 양상이 나타났다. 다만 표면 수치와 달리 근원물가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관건은 3월 이후 물가 흐름이다.

석유류 하락이 물가 안정 이끌었다

2월 한국 물가 상승 요인
2월 한국 물가 상승 분석 / 사진=토픽트리

2월 물가 안정의 핵심 요인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다. 두바이유가 전년 동월 대비 배럴당 77.9달러에서 68.4달러로 하락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2.4% 내렸고, 전체 물가를 0.09%p 끌어내렸다.

반면 서비스 가격은 전월 2.2%에서 2.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설 연휴 공휴일 증가로 개인서비스 가격이 3.5% 뛰었으며, 승용차임차료는 37.1% 상승해 1995년 이래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해외단체여행비도 10.1%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전월 2.6%에서 1.7%로 상승폭이 줄었으나, 설 명절 수요 확대로 축산물이 6.0%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근원물가 동반 상승에 물가 구조 불안

핵심 물가 변동·가계 물가 지표를 요약
핵심 물가 변동·가계 물가 지표를 요약 / 사진=토픽트리

소비자물가 전체 수치는 안정적이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상방으로 돌아섰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한국 방식)는 전월 2.3%에서 2.5%로 올랐으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OECD 방식 근원물가는 전월 3개월 연속 2.0%에서 2.3%로 0.3%p 급등해 2024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공식품 상승폭이 전월 2.8%에서 2.1%로 둔화된 긍정적 흐름이 근원물가 압력을 상쇄하지 못했다. 한편 생활물가지수는 1.8%로 전월 2.2%보다 낮아졌고, 신선식품지수는 2.7% 하락해 체감 장바구니 부담은 일부 완화됐다.

중동 사태·유가 급등

서울의 한 주유소
서울의 한 주유소 / 사진=연합뉴스

2월 지표에는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나타난 국제유가 급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공습 이후 WTI는 장중 배럴당 82.14달러까지 뛰었으며, 두바이유는 95달러에 근접했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56.3원으로 3년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서울은 1,916.5원에 달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최대 0.6%p 오를 수 있다.

한국은행은 물가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3월 물가 상방 압력을 경고했다. 정부는 쌀 10만t 대여 공급(최대 5만t 추가), 달걀 470만 개 수입, 돼지고기·수산물 할인행사를 3월 중 추진할 방침이다.

물가 안정 지속 여부, 3월 지표가 분수령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 사진=연합뉴스

2월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에 부합했으나, 근원물가 상승과 중동발 유가 불안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물가 안정 흐름의 지속 여부가 주목된다.

2월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유가 급등 변수가 3월 물가를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도 여전히 상존한다. 특히 OECD 방식 근원물가가 2024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오른 만큼, 기조적 물가 흐름이 안정세를 유지하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가 변동이 실생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려면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서 휘발유 가격 추이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부 공급 대책의 실효성과 3월 물가 수치가 동시에 확인되는 시점이 물가 방향성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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