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배에도 수급률 4년 연속 하락”… 기초연금 신청 안 하면 ‘0원’, 노인들 못 받는 이유가

김민규 기자

발행

기초연금 예산 3배 증가, 수급률은 오히려 감소
자격 있어도 못 받는 사람 24만 명에 달해
신청주의 개선 필요, 제도 개편 요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포럼 3월호에서 발표한 ‘공적 노후 소득 보장체계 재구조화와 신청주의 개선: 기초연금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연금 예산이 2014년 도입 당시 6조 9,001억 원에서 2023년 22조 5,493억 원으로 9년 새 약 3.3배로 늘었음에도 수급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인 기초연금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2023년 수급률은 67.0%로 정부 목표치 70%에 미치지 못했으며, 2024년에는 66.0%까지 내려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1년(67.6%)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다. 같은 기간 수급자 수는 매년 증가했으나, 노인 인구 증가 속도가 수급자 증가 속도를 추월하면서 수급률이 떨어지는 구조다.

자격 있어도 못 받는 24만 명, 신청 안 하면 지급 불가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사진=연합뉴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수급 자격을 갖추고도 기초연금을 받지 못한 사람이 약 24만 명에 달한다. 기초연금법 제10조는 수급을 원하는 사람이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해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청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지급되지 않는다.

고령·거동 불편·정보 접근성 취약 등의 이유로 신청 자체를 못 하는 노인이 적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수급 자격을 판단하는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이 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과 주택·금융 자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각종 공제를 적용하는 복잡한 구조여서, 본인이 대상자인지 스스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신청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기초수급자는 기초연금 받으면 생계급여 삭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또 다른 구조적 문제는 기초생활보장제도와의 충돌이다. 기초생활수급자가 기초연금을 받으면 해당 금액이 수입으로 산정돼 생계급여에서 그만큼 삭감된다. 결과적으로 기초연금을 신청해도 실질 소득이 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해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KDI 한국개발연구원은 별도 보고서(2025년 2월)에서 현행 소득 하위 70% 지급 기준을 중위소득 기준으로 전환해 취약 노인에게 더 두텁게 지원하는 방식을 제언한 바 있다.

재정 측면에서는 2023년 약 22조 6,000억 원 수준의 기초연금 지출이 2050년에는 46조 원에 달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보고서, 신청주의 개선 방향 제안

노인 기초연금
노인 기초연금 /사진=연합뉴스

보고서는 신청주의 장벽을 낮추기 위한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선정 기준과 급여 계산 방식을 단순화해 자가 판단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첫 번째 방안이며, 국민연금을 청구할 때 기초연금 수급 여부도 함께 결정하는 연계 체계 구축이 두 번째 방안으로 거론됐다.

지역별 수급률 격차도 문제로 지적되는데, 2023년 기준 전남 고흥군의 수급률은 88.1%에 달하는 반면 서울 서초구와 비교하면 3배 수준의 격차가 나타나 대도시 저소득 노인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초연금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를 이어가고 있으나 수급률이 4년 연속 하락하는 현상은 단순한 예산 확대만으로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인이나 주변에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소득인정액 기준 충족 여부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확인하고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