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 ‘심상치 않다’… 서울·경기 집주인들 매물 쏟아내는 ‘이유’

by 서태웅 기자

발행

7월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 39.2%
서울·경기 매수 심리 위축
지방은 대체로 변동 제한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라는 강력한 급브레이크가 마침내 과열되던 수도권 아파트 시장을 멈춰 세웠다. 규제 시행 한 달 만인 지난 7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직전 거래보다 떨어진 ‘하락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급증하며 매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음이 확인됐다.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증가세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증가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공급 부족’에 대한 뿌리 깊은 불안 심리가 ‘풀악셀’처럼 가격의 하방을 단단히 지지하며, 시장은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팽팽한 줄다리기 국면에 돌입했다.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증가세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증가세 / 사진=직방

1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7월 수도권 아파트의 하락 거래 비중은 39.2%로, 6월(35.1%) 대비 4.1%p나 급증했다.

상승 거래 비중은 48.1%에서 45.0%로 줄었다. 특히 규제의 핵심 타겟이었던 서울의 하락 거래 비중은 30.4%에서 34.0%로, 경기는 37.1%에서 40.6%로 뚜렷하게 늘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6억 원 한도’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의 자금줄까지 막으면서, 과열됐던 매수세가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증가세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증가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면, 규제 영향이 거의 없었던 지방 아파트 시장은 미동조차 없었다. 지방의 하락 거래 비중은 43.1%에서 43.5%로 0.4%p 증가하는 데 그쳐, 이번 대책이 얼마나 수도권에 집중된 핀셋 규제였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만, 지방 중 유일하게 세종시는 하락 거래 비중이 35.4%에서 45.2%로 무려 9.9%p나 폭증했는데, 이는 지난 6월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과열됐던 투기 수요가 빠르게 식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증가세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증가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거래 시장의 열기는 식었지만,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4% 오르며 5주 만에 상승폭을 키웠다.

시장 참여자들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공급 불안 심리’ 때문이다. 지금의 관망세가 자칫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막는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7월의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브레이크와 시장의 공급 불안이라는 액셀러레이터가 동시에 밟히고 있는 교착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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