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로 돈 버는 건 중국산?”… 국산 김치, 2배 싼 김치에 밀려 ‘추락’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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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수입액 2,260억 원 기록
중국산에 밀려 무역수지 적자 확대
중국산 김치와 국산 김치 가격 차이 2배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김치 누적 수입액은 1억 5,946만 달러(약 2,26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 5,459만 달러)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출액도 늘었지만 수입 증가 폭이 더 커 김치 무역수지는 2,207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김장 김치
김장 김치 / 사진=연합뉴스

이는 전년 동기 적자 규모(2,001만 달러)보다 10.3% 확대된 수치다. 이에 따라 올해 김치 수입액은 지난해(1억 8,986만 달러)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 현지시간 한국에서 국산 김치가 값싼 중국산 김치에 밀리면서 김치 수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산 김치 킬로그램당 1,700원, 국산의 절반

김치 상품 소량 입점 안내문
김치 상품 소량 입점 안내문 / 사진=연합뉴스

가디언은 고물가 여파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김치 수입이 특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산 김치는 킬로그램당 약 1,700원에 판매되는 반면, 국내산 김치는 약 3,600원 수준으로 가격 차이가 두 배가량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4년 김치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리용으로 쓰이는 무, 총각, 열무 김치는 100% 수입산이었고, 배추김치 역시 조리용의 59.1%, 반찬용의 37%가 수입 김치였다.

수입 김치의 99.99%는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한국은 김치를 수출하는 양보다 수입하는 양이 더 많은 국가가 됐으며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량생산 체계 중국과 경쟁 어려워

한국 김치 공장은 4명 이하의 영세업체, 중국산 김치는 대량 생산 체계 갖춰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 / 사진=풀무원

가디언은 한국의 김치 공장은 대부분 근로자 4명 이하의 영세업체인 반면, 중국은 공장식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에서 김치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가디언에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지역 식당들은 값싼 수입 김치를 선호한다며 우리는 이미 이 시장을 빼앗겼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입장에서는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 김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민국김치협회는 중국산 김치를 사전고지 품목으로 지정해 수입 신고와 가격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 강화

김치 나눔 행사
김치 나눔 행사 /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수입 김치의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김치 산업의 수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요식업 원산지표시제는 1991년 도입됐지만 시행 30년이 넘은 현재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예 표시를 하지 않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비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장 배추 재배 농가를 위한 수급 분석 예보와 병해충 방제 지원을 강화하고, 기후변화에 강한 배추 품종 개발과 저장, 유통 인프라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김치 종주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정책적, 산업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치 무역수지 적자 지속

김치
김치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치 수입이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김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산 김치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김치 산업은 영세업체 중심의 구조적 한계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가디언은 세계적인 음식이 된 김치가 정작 한국에서는 값싼 수입품에 밀리고 있다며 아이러니한 현실을 지적했다.

정부는 원산지 표시제 준수를 철저히 관리하고 위반 시 처벌 수위를 높이는 한편, 한국산 김치 사용 여부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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