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빼면 시체”… IMF의 마지막 경고, ‘구조개혁’ 더 이상 못 미룬다

IMF, 한국 경제성장률 0.9%로 소폭 상향
내년 전망치는 1.8% 유지, 구조개혁 강조
재정 확보 위한 연금 개편·지출 효율화 제안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를 향해 겉보기엔 긍정적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매서운 경고가 담긴 진단서를 내놓았다. 2025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한 것이다.

2025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
2025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 / 사진=연합뉴스

이는 정부의 확장 재정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보고서의 행간에는 단기 처방에 대한 조건부 동의와 함께, 장기적인 체질 개선, 즉 고통스러운 구조개혁 없이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어둡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IMF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IMF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 사진=연합뉴스

IMF의 이번 전망은 먼저 단기적 성과에 대한 인정을 담고 있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미션단장은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이 내수 회복을 돕고, 견조한 반도체 수요가 다른 수출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며 0.9%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현 상황에서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가 적절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또한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혁 노력 등에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고령화 사회
고령화 사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단기적 칭찬 뒤에는 장기적 재정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이어졌다. 보고서의 핵심은 재정 건전화 요구에 있다. IMF는 한국의 빠른 고령화 속도를 지적하며, 미래의 복지 지출 급증에 대비한 ‘재정 앵커(Fiscal Anchor)’ 도입을 강력히 권고했다.

이는 국가채무 비율이나 재정수지 적자 폭 등 재정 건전성의 상한선을 명확히 설정해 재정 둑을 쌓으라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 연금제도 개편, 새로운 세입 기반 확충, 지출 효율성 향상 등 구체적인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오픈AI 코리아 오픈AI 코리아 활동 방향 및 비전 발표
오픈AI 코리아 오픈AI 코리아 활동 방향 및 비전 발표 / 사진=연합뉴스

재정 문제와 더불어 경제의 근본적인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개혁도 촉구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뿌리 깊은 생산성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특히 인공지능(AI) 전환 과정에서 이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리스크 관리와 함께 혁신의 이점을 중소기업까지 확산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직된 노동시장을 풀어 자본 배분을 개선하고 경제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원론적이지만 핵심적인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삼성전자·SK 하이닉스
삼성전자·SK 하이닉스 / 사진=연합뉴스

IMF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불확실하며, 위험은 ‘하방’으로 더 크게 열려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라는 ‘외발’에만 의존한 성장 구조 속에서 글로벌 무역 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외부 위협에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0.1%p 상향 조정이라는 달콤한 숫자 뒤에 숨겨진 IMF의 진짜 메시지는, 이제 더 이상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한 구조개혁이라는 숙제를 미룰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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