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선 중국에 밀렸는데”… 휴머노이드 로봇 덕분에 ‘K-배터리’ 같이 뜬다

김민규 기자

발행

휴머노이드 로봇 열풍에 K-배터리 호재
고효율 NCM 배터리 선호로 한국 업체에 신규 수요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키 약 190cm, 체중 90kg의 성인 남성 체격으로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삼는다. 배 속에 배터리를 탑재한 아틀라스는 최대 4시간 가동할 수 있으며, 전기가 떨어지면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자율 배터리 스왑 기술도 시연됐다.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로봇이 확산되면서,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밀렸던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로봇 분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LFP vs NCM, 로봇은 고효율 NCM 선호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LFP와 NCM(니켈·코발트·망간) 양분 구도다. LFP는 중국 업체가 주도하며 상대적으로 저가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부피와 무게가 크다. 반면 NCM은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며 고가지만,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높아 동일 용량 기준 더 작고 가볍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작은 몸체 공간에 다관절 고출력 구동 시스템을 넣어야 하므로, 에너지 밀도와 출력 밀도가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아틀라스를 비롯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NCM 또는 고니켈 계열 배터리를 사용할 것으로 추정한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현대의 사족보행 로봇도 고효율 배터리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서 밀린 NCM, 로봇·항공·산업용으로 전환

‘인터배터리 2025’서 공개된 LG에너지솔루션 4680원통형 배터리
‘인터배터리 2025’서 공개된 LG에너지솔루션 4680원통형 배터리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시장에서는 LFP 비중이 급증하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압박을 받았다. 하지만 로봇, 항공, 산업용 고부가 세그먼트에서는 NCM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 로봇 업체들도 LG에너지솔루션과 협의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고효율 배터리 수요는 로봇 시장 확대와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NCM과 고니켈 계열 기술을 축적해왔다. 로봇용 배터리는 전기차와 달리 피크 부하와 반복 충방전 조건이 까다로워, 고출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여지가 크다.

전고체 배터리, 로봇 시장 선점 경쟁 본격화

‘인터배터리 2025’서 공개된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모형
‘인터배터리 2025’서 공개된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모형 /사진=삼성SDI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바꿔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열폭주와 누액 위험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 수명도 향상될 잠재력이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중심이 돼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황화리튬 등 고체 전해질 소재의 가격과 공정 복잡성이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대량 생산과 가격 인하에 먼저 성공한 국가와 기업이 로봇, 전기차, 에너지 저장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연합뉴스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가 본격 확산되면, 고에너지 밀도와 고출력을 요구하는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LFP에 밀렸던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 로봇 시장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NCM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 항공, 산업용 고부가 시장에 집중하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경쟁에서 앞서 나간다면 K-배터리의 재부상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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