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필리조선소 상선 수요 한계 봉착
미국 내 추가 조선소 인수 검토 중
연간 1.5척 수준, 생산능력 20척까지 확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한화가 미국 내 추가 조선소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화디펜스USA의 마이클 쿨터 대표는 “필리조선소만으로는 급증하는 미 해군 및 상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수년 내 다른 조선소를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약 1,500억원)에 인수하며 미국 조선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필리조선소는 과거 미 동부 최대 규모 해군 조선 기지였으나, 냉전 종식 후 시설이 노후화되고 생산능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관건은 얼마나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충하느냐다.
필리조선소 생산능력 한계

필리조선소의 가장 큰 문제는 생산능력 부족이다. 쿨터 대표는 “현재 도크가 2개뿐이어서 역부족”이라며 “한국에서는 도크 하나로 연간 10척을 건조하지만, 필리조선소는 연간 1척에서 1.5척밖에 만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필라델피아 지역의 미사용 또는 저활용 도크에 대한 접근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조선소의 도크를 임차해 초과 주문 물량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한화는 연방·주·지방정부와 필리조선소의 생산 시설 및 저장 부지 확장에 대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39만 6,000제곱미터(약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를 신설하고, 한화오션이 보유한 스마트 야드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50억 달러 투자로 연간 20척 목표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에서 7조 3,000억 원)를 추가 투자해 중장기적으로 연간 20척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현재 생산능력의 약 13배에서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쿨터 대표는 “지금은 역사적으로 매우 특별한 시기”라며 “필리조선소를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상징적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약자로,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업 재건 정책과 맞닿아 있다. 한편 미 해군은 2054년까지 전투함 293척, 전투군수지원함 71척 등 총 364척의 함선을 구입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연간 10척 이상의 발주가 예상된다.
하보크AI와 파트너십 체결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기반으로 무인 함정 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쿨터 대표는 무인 함정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하보크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0피트(약 60미터) 규모의 무인 수상정을 개발해 미 해군에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올해 중소형 무인 함정 사업에 30억 달러(약 4조 4,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향후 수백 척 규모의 발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화는 미사일 발사, 화물 수송, 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수상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미 정부는 2023년 30년에 걸쳐 유인 함정 381척과 무인 수상·잠수정 134척으로 함대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화, 미 조선업 재건 핵심 파트너로 부상

한화가 필리조선소 확장과 추가 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조선업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황금함대(Golden Fleet) 구상을 발표하며 “미 해군은 한국 기업 한화와 협력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한화의 전략적 가치가 미 행정부 차원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필리조선소가 아직 미군 함정 건조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못한 상태인 만큼, 인증 절차 완료가 선행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한화의 투자 규모와 속도에 따라 미국 조선업의 부활 가능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한화는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도 입찰 중이며,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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