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올 것이 왔다”… 올해만 180% 폭등하더니 ‘왜?’, 13.5% 급락한 ‘이것’

by 서태웅 기자

발행

29일 기준 금·은 급락세로 전환
증거금 인상과 차익실현 매물 영향
올해 금 70%, 은 180% 상승 후 조정 국면

국제 금·은값이 29일 급락세로 전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은 한국 시간 30일 오전 9시 25분 현재 온스당 4,345.77달러에 거래돼 27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4,549.92달러와 비교해 4.5% 떨어졌다. 원화 환산 시 온스당 약 617만 원 수준이다.

귀금속 판매점에 붙여져 있는 골드바 사진
귀금속 판매점에 붙여져 있는 골드바 사진 / 사진=연합뉴스

같은 시간 은 현물은 온스당 72.6678달러를 기록해 전날 달성한 최고가 84.0075달러 대비 13.5% 급락했다.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들은 귀금속 시장에서 대규모 조정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은 현물 가격이 이날 장중 83.62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운 직후 급락세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동반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 컸다.

시카고거래소 증거금 인상이 매도 압력

금 4.5%, 은 13.5% 급락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이번 가격 하락은 시카고상품거래소가 29일 은 선물 1계약당 유지증거금을 약 2만 5,000달러로 상향하면서 나타났다. 원화로는 약 3,600만 원에 해당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26일 공지에서 금과 은 등 주요 금속의 선물 계약 증거금을 29일 이후 올리겠다고 밝혔다.

증거금 인상은 특히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추가 자금을 납입하거나 보유 포지션을 줄여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강제 청산 압력으로 작용해 대규모 매도세를 촉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증가하고 주요 거래소가 증거금을 상향 조정한 여파가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금 70%, 은 180% 상승 후 조정

한국금거래소를 통해 판매되는 LS 골드바
한국금거래소를 통해 판매되는 LS 골드바 / 사진=연합뉴스

금과 은의 가격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금 가격은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매입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연초 대비 70% 상승했으며, 시장 규모가 작은 은은 산업용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리며 약 180% 급등했다.

은 가격은 올해 초 온스당 20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1년 사이에 4배 상승했다. 인공지능 산업의 설비투자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구리와 함께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각종 전자 설비에 필수적인 은 가격이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금의 14일 상대강도지수는 줄곧 과매수 구간에 머물러 있었으며, 은값은 이달 중순 이후에만 무려 25% 넘게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상대강도지수는 70선을 훨씬 웃돌았다.

단기 급락 아닌 강한 조정 국면 진단

투자용 골드바·실버바
투자용 골드바·실버바 / 사진=연합뉴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기 변동을 넘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츠의 러샤브 아민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전형적 단기 급락이라기보다는 매우 강한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한 분석가는 금과 은 가격이 이처럼 빠르게 상승했던 마지막 시점이 1979년이었다며, 당시에도 1980년 정점을 찍은 뒤 급락세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상품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 역시 최근 가격이 이처럼 과열 국면에 접어들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금에 대해 오랫동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해 온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두 단어는 이익 실현이라고 밝혔다.

공급 제약 여전, 내년 긍정 전망 유지

골드바
골드바 / 사진=연합뉴스

이날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귀금속 시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본다. 하이 리지 퓨처스의 금속 거래 책임자 데이비드 메거는 은 가격을 끌어올린 공급 제약이라는 근본적인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내년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KKM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 최고경영자는 은 가격 급락은 차익 실현과 연말 세금 공제 때문으로 보인다며, 여러 호재를 감안할 때 은 가격은 내년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위 은 생산국인 중국이 내년 1월부터 수출 통제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영리 무역 단체인 실버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전 세계 은 소비량의 약 60%는 산업용으로 사용되며, 은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5년 연속 구조적인 공급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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