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이 비싸진 이유가 있었다”… 李 대통령, ‘담합 가능성’ 식탁 물가 정조준

서태웅 기자

발행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산란계협회가 회원사의 계란 가격 인상을 유도해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며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계란 가격은 10개월 연속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을 키웠고, 대통령의 담합 가능성 지적 이후 정부 조사가 본격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산란계협회를 상대로 계란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최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공정위는 협회가 2023년 무렵부터 지난해까지 약 2년간 회원사의 가격 인상을 조장하고 유도해 시장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요구했다.

계란
계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정거래법 제51조에 따르면 사업자단체의 부당한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해 최대 10억 원 이내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식료품 물가 상승의 근본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며 담합 가능성을 지적하고 적극 대응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산란계협회는 2022년 8월 창립총회를 거쳐 설립됐으며, 공정위는 협회가 설립 직후부터 계란 가격 형성 과정에 개입해 가격 수준을 사실상 좌우한 것으로 보고 있다.

10개월 연속 상승, 작년 4월 8,588원 기록

계란 가격 급등 및 원인 요약
계란 가격 급등 및 원인 요약 / 사진=토픽트리

통계청 소비자물가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계란 30개 1판 기준 소비자 가격은 지난달 8,500원대를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작년 4월에는 8,588원으로 4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계란 및 알 가공품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9월 전년 동기 대비 15.16% 상승했으며, 작년 7월에는 15%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023년 초부터 식료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국가데이터처는 계란 가격 상승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산란계 출하량 감소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AI 발생 이전부터 가격이 급등한 점에 주목하며 협회 활동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정거래법 제51조 적용,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

공정거래위원회 CI
공정거래위원회 CI /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대한산란계협회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1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조항은 사업자단체가 가격을 결정·유지·변경하거나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심사보고서는 협회가 회원사에게 특정 가격 수준을 제시하거나 가격 인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시장 가격 형성 과정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협회가 계란 가격을 사실상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법 위반이 확정되면 협회는 시정명령과 함께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다만 최종 제재 수준은 전원회의에서 위반 행위의 정도와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된다. 현재 협회 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전원회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대통령 “담합 가능성” 지적, 정부 정밀 점검 착수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식료품 물가 상승의 구조적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며 담합 가능성을 거론했다. 대통령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식료품 물가 상승 원인을 정밀하게 점검하고, 담합이 확인되면 엄단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계란을 포함한 주요 식료품 가격 형성 과정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공급 측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가격 급등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는 협회가 설립된 2022년 8월 이후 가격 동향을 집중 분석했으며, 2023년 초부터 시작된 가격 상승이 협회 활동과 시기적으로 맞물린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산란계 출하량 감소와 사료비 상승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는 담합 여부를 명확히 가리겠다는 방침이다.

전원회의 판단이 최종 결론 좌우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안은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론이 내려진다. 심사보고서가 상정됐다는 것은 공정위 실무 부서가 법 위반 정황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지만, 전원회의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전원회의는 심사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협회의 행위가 실제로 시장 경쟁을 제한했는지,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계란 가격 담합 의혹은 소비자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전원회의 결정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