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숨겼다고?”… ‘3,370만 명’ 정보 털린 뒤, 드러난 쿠팡의 ‘비밀’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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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미국서 주주 집단소송 당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국내외 소송 직면
영업정지 가능성도 제기

쿠팡 모회사인 쿠팡 아이엔씨의 주주인 조셉 베리는 지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쿠팡 법인과 김범석 의장, 고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를 상대로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소장에서 김 의장과 아난드가 쿠팡의 통제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쿠팡 개인정보 노출 통지 문자 메시지
쿠팡 개인정보 노출 통지 문자 메시지 / 사진=연합뉴스

특히 김 의장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이자 이사회 의장이라는 지위를 근거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하는 공시 문서의 내용을 통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봤으며, 원고는 김 의장 등이 중대한 보안사고를 인지한 뒤에 4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지난 16일에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미국 증권 당국에 공시했는데, 이는 11월 18일 사고 사실을 인지한 뒤 증권거래위원회 규정이 요구하는 공시 기한을 넘긴 것이라는 게 원고 측 설명이다.

사이버보안 위험 축소 주장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건 피해 손해배상청구소송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건 피해 손해배상청구소송 / 사진=연합뉴스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로런스 로젠 변호사는 2025년 3분기 보고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됐을 당시 첨부된 사이버보안 관련 위험 공시가 실질적으로 허위이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쿠팡이 이미 내부에서 심각한 보안 사고가 진행 중이었는데도,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잠재적 위험 정도로 취급해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이 무렵 쿠팡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을 갖고 있던 전 직원이 약 6개월간 불법적으로 고객 정보에 접근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쿠팡 측 보안 조치가 실제로 심각하게 부실했던 점을 고려하면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을 포함한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건에 직면할 위험을 실질적으로 축소하거나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쿠팡 주가 23.20달러로 18% 하락

쿠팡
쿠팡 / 사진=연합뉴스

원고는 김 의장의 허위 진술과 누락으로 인해 쿠팡 주식의 시장 가격이 인위적으로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이번 사태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실 보도, 한국 자회사 최고 경영자 사임, 대통령과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들의 비난 등이 이어지며 주가가 누적 하락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개인정보 유출 공식 발표 전날인 11월 28일 28.16달러에서, 12월 19일 23.20달러로 18% 하락했다.

원고 측은 피고들이 소송 기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허위의 증권거래 보고서 및 공시를 발표했는지, 이로 인해 증권 가격이 인위적으로 부풀려졌는지 등을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예고했다.

수백에서 수천 명 참여 예상

쿠팡 배송 트럭
쿠팡 배송 트럭 / 사진=연합뉴스

소송 기간인 올해 8월 6일부터 12월 16일 사이에 쿠팡 주식을 산 사람이면 누구나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월 17일까지 집단소송 참가자를 모집 중인 상황이어서 소송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은 피해 주주가 대략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제기된 소송은 미국 증권법에 의거해 허위 공시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주들이 다투는 증권 집단소송으로, 개인의 정보 유출 피해를 다루는 소비자 집단소송과는 별개다.

원고인 베리는 비슷한 상황의 다른 주주들을 대변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으며 집단소송 성격을 고려할 때 소송 참여 원고는 더 늘어날 수 있다.

24만 명 단체소송에 영업정지 압박

김범석 쿠팡 의장
김범석 쿠팡 의장 / 사진=쿠팡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국내외 소송에 직면한 데 이어 정부는 영업정지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에 24만여 명이 참여한 단체 손해배상 소송 등 다수의 로펌이 단체소송에 나섰고, 미국 현지 로펌들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준비하며 소송 원고인단을 모집 중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9일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쿠팡이 피해 회복 조치를 미루면 전자상거래법상 임시중지명령 제도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팡 측은 김 의장 사과 여부나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단체소송 등 법률 대응을 준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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