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이 이 정도일 줄”… 주문량 ‘뚝’ 급감한 쿠팡에 무슨 일이?

by 서태웅 기자

발행

개인정보 유출 이후 탈팡 확산
쿠팡 물류센터 상시·일용직 인력 감소
경쟁 플랫폼 주문 증가도 영향

쿠팡 물류센터에서 최근 한 달간 6,400명 이상의 인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쿠팡 전국 주요 물류센터에서 상시직 근로자 5,000명 이상이 무급휴가를 신청했다.

쿠팡 물류센터
쿠팡 물류센터 /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신규 채용 규모도 전달 대비 1,400명 감소하며 총 6,400명의 인력이 줄어든 셈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탈팡’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주문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쿠팡의 미온적 대응이 소비자 실망을 키우며 불매 여론이 확산된 것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 이커머스 업계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하루 300명씩 무급휴가 신청

쿠팡 택배 차량 차고지
쿠팡 택배 차량 차고지 / 사진=연합뉴스

일부 물류센터에서는 하루 200~300명이 무급휴가를 신청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사태 이전에는 월 100명 안팎이 무급휴가를 신청했는데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쿠팡 측이 무급휴가 활용을 적극적으로 안내하며 인력 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무급휴가는 정규직과 계약직 등 상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인천·양주·남양주·안성 등 전국 주요 물류센터에서 신청이 집중됐다.

한편 신규 채용 감소분 1,400명 중 대부분은 단기 일용직으로, 쿠팡은 일용직 근무자를 대상으로 지급하던 신규 인센티브도 지난달부터 일부 물류센터에서 중단했다. 게다가 올해 경기도·대구·대전 등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던 채용박람회도 개최하지 않았다.

쿠팡 이용자·결제액 감소

쿠팡 홈페이지
쿠팡 홈페이지 / 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처

쿠팡 이용 지표 하락세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12월 말 1,480만 명으로 월초 대비 17.7% 감소했다. 결제액도 12월 3주차 기준 11월 1주차 대비 7.7% 줄어들며 주문량 감소가 실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반면 경쟁 플랫폼인 SSG닷컴(쓱닷컴)과 마켓컬리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주문량이 각각 10~15%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커머스업체 관계자는 “주문량이 늘어나며 물류 최대 물량 한도에 근접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의 쿠팡 이탈이 경쟁사에게 직접적 수혜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주요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채용 축소·인센티브 중단, 인력 조정 본격화

쿠팡 물류센터
쿠팡 물류센터 / 사진=연합뉴스

쿠팡의 인력 조정은 무급휴가 확대와 채용 축소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용직 근무 신청 조기 마감과 배정 미이행 사례가 증가하며 단기 근로자 유입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합친 직고용 인원은 2025년 11월 기준 9만 1,435명으로 2024년 말 8만 89명 대비 1만 명 이상 늘어난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6,400명이 감소하며 고용 규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업계는 주문 물량 감소가 지속될 경우 추가 인력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소비자 신뢰 회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탈팡 여파 장기화 조짐

쿠팡 이용자·결제액 감소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이번 인력 감소는 단순한 계절적 요인이 아닌 소비자 신뢰 하락에 따른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미온적 대응과 불충분한 사과가 소비자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류업계는 물량 감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쿠팡의 고용 규모도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반면 SSG닷컴과 마켓컬리 등 경쟁 플랫폼은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 업계 판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소비자 선택권이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변화로 꼽힌다. 다만 쿠팡의 신뢰 회복 속도와 경쟁사의 대응 전략이 향후 시장 구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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