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중국산 인버터 보안 우려… 정부, 90% 넘는 외산 점검 및 국산 확대 검토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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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한국서 중국산 인버터 보안 문제
스페인·포르투갈 정전 계기
한국 정부도 시장왜곡 문제 점검
태양광 발전소
태양광 발전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태양광은 미래 에너지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그 핵심 장비가 보안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과 한국을 비롯한 각국은 중국산 인버터가 전력망의 보안과 자립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 점점 더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벌어진 정전 사태는 이러한 우려를 현실로 드러내며, 에너지 안보와 기술 주권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EU, 전력 인프라 ‘킬 스위치’ 우려

유럽 정전 사태
유럽 정전 사태 / 사진=연합뉴스

2023년 기준, EU는 태양광 패널 수입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인버터 시장도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이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포르투갈 정전 사태를 계기로, 유럽 전력망이 중국산 부품을 통한 원격 접근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EU는 인버터의 사이버 보안 규제 강화를 본격화했다.

리투아니아는 이미 100kW 이상 설비에 대해 원격 접속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고, EU는 유사한 조치의 범유럽 확대를 검토 중이다.

‘두뇌’로 불리는 인버터, 해킹 시 전력망 마비 가능성

솔라파워유럽
솔라파워유럽 / 사진=SolarPowerEurope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직류 전기를 교류로 바꾸어 전력망에 공급하는 핵심 장치다. 시스템 유지·보수를 위해 원격 제어가 가능하지만, 이로 인해 사이버 공격의 취약점이 된다.

솔라파워유럽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GW 규모 인버터만 공격받아도 유럽 전체 전력망에 중대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일부 중국산 인버터에서 설명서에 없는 불법 통신 모듈이 발견됐다고 밝혔고, 이는 ‘킬 스위치’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도 안보 리스크 점검 착수

인버터 예시
인버터 예시 / 사진=LKGX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태양광 인버터의 90~95%가 중국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1일 관련 업체와 회의를 열어 보안 리스크 및 국내산 제품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OEM을 넘어 설계·생산까지 모두 중국에서 이뤄지는 제품을 국내 브랜드로 판매하는 ‘택갈이’ 관행에 대한 점검도 착수했다.

산업부는 국내 생산 장비에 대해 인증 강화 및 보조금 지원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U는 공급망 주권 확립 시도, 한국도 전략 마련 시급

유럽 정전 사태
유럽 정전 사태 /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은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을 참고해 윤리적 공급망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프랑스 등에서는 태양광 모듈의 유럽 내 생산 확대를 위한 공공투자와 정책 유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EU 내 태양광 산업단체는 “지금이 중국 의존을 벗어나 공급망을 유럽으로 되돌릴 기회”라고 강조한다.

한국 역시 이와 유사한 보조금 정책, 인증제도, 기술 자립화를 동시에 추진하지 않으면 국가 전력망의 핵심 인프라가 외부 리스크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에너지 안보, 기술 주권 없이는 불가능하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 사진=한양

태양광은 탄소중립을 향한 길이지만, 그 길목마다 기술과 안보의 딜레마가 도사리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의 디지털화는 새로운 위협과 맞닿아 있고, 외국산 핵심 부품에의 의존은 국가 안보의 틈새를 만든다.

중국산 인버터에 대한 세계 각국의 대응은 단순한 통상 이슈를 넘어선 ‘주권’의 문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늦지 않은 구조개편과 실효성 있는 대응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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