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초계잠수함사업 수주를 위해 제시된 KSS-III 기반의 대규모 산업 패키지는 방산 수출이 에너지와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전략적 지표가 됩니다.

핵심 사항
-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캐나다의 60조원 규모 초계잠수함사업 수주를 위해 KSS-III 계열 잠수함 플랫폼을 제안했습니다.
- 한국은 2026년 계약 체결 시 2032년 첫 인도와 31억캐나다달러 규모의 현지 수소트럭 생태계 구축을 포함한 대형 산업 패키지를 제시했습니다.
- 캐나다의 산업기술편익 제도와 외교적 변수가 수주 결과를 좌우할 전망이므로 2026년 상반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추이를 주시해야 합니다.
캐나다가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하는 ‘초계잠수함사업(CPSP)’이 단순한 무기 판매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산업·에너지 패키지 대결로 번지고 있다.
3000톤급 디젤·전기 추진 재래식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이 사업은 건조비 약 20조 원에 30년 유지·보수·운영(MRO) 비용을 포함해 전체 약 60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최종 결선에는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맞붙어 있다. 한국은 잠수함 성능과 빠른 납기에 더해 수소트럭·액화천연가스(LNG)·핵심광물을 아우르는 대형 산업 패키지로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KSS-III 계열 vs 212CD…플랫폼 성능과 납기 경쟁

한국 컨소시엄은 대한민국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인 KSS-III(장보고-III 배치-II) 계열 잠수함을 제안 플랫폼으로 내세우고 있다. 캐나다가 요구하는 조건은 까다롭다. 디젤·전기 재래식 동력을 바탕으로 원거리 대양 항해 능력, 북극해 빙하 하부 운용 역량, 장기 작전 지속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한화오션은 통상 9년 이상 걸리는 잠수함 인도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6년 계약 체결을 전제로 2032년 첫 번째 잠수함 인도, 2035년까지 4척 납품이라는 구체적 일정안도 함께 제시했다.
독일 TKMS는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 중인 Type 212CD급을 앞세우며 나토 회원국과의 공동 운용 경험, 북대서양 작전 적합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한편 212CD 4척을 2036년까지 우선 인도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ITB 제도가 만들어낸 산업 패키지 대결

한국의 대형 협력 제안이 나온 배경에는 캐나다의 산업·기술 편익(ITB)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수출 기업이 계약 금액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를 캐나다 내에서 창출하도록 강제한다.
CPSP 평가에서 MRO가 전체 점수의 50%, 경제·전략 협력 분야가 15%를 차지하며, 계약 가액의 약 40%에 해당하는 현지 투자·협력 계획 제출이 요구된다.

이 구조 때문에 잠수함 수주전이 자동차·에너지·광물을 포괄하는 국가 대항전으로 확장됐다. 한국은 LNG 수입을 연간 340만 t 규모로 늘리고, 핵심광물을 약 90억 캐나다달러어치 구매하며, 캐나다 현지 기업과 7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방안을 패키지에 담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PMG 분석 기준으로는 한국의 제안이 2026년부터 2044년까지 캐나다 경제에 963억 캐나다달러의 부가가치와 43만 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추산도 제시됐다. 독일 국방장관은 TKMS 제안이 860억 캐나다달러 경제 효과와 65만 개 일자리 연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맞받았다.
‘프로젝트 비버’…수소트럭 생태계를 협상 카드로

한국 측 패키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프로젝트 비버’로 불리는 수소 장거리 화물트럭 생태계 구축 구상이다. 잠수함 계약을 수주할 경우 현대차의 수소 상용차·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캐나다 내 수소트럭 생산 기반과 충전 인프라를 함께 만들겠다는 조건부 제안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CTV뉴스 인터뷰에서 “잠수함 계약을 따내면 현대차가 캐나다의 수소 생태계 구축을 돕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된 계획에 따르면 2030년 1단계 착수를 목표로 31억 캐나다달러(약 3조 4000억 원)를 투자해 약 9000개 일자리를 만들고,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수소 액화 플랜트와 충전소 32곳을 구축하는 구상이 담겨 있다.

캐나다 초계잠수함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는 2026년 상반기 또는 여름경 발표될 전망이다. 잠수함 판매를 넘어 에너지·수소·광물 공급망을 한꺼번에 묶는 패키지 경쟁이 새로운 방산 수주 공식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2021년 호주가 AUKUS 체결과 함께 프랑스와의 약 900억 호주달러 규모 재래식 잠수함 계약을 파기한 사례처럼 전략·외교 변수가 결과를 뒤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협상 결과가 나오기까지 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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