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환율은 여전히 불안한데”… 이제 내릴 이유 없다? 기준 금리 또 ‘동결’

서태웅 기자

발행

한은, 기준금리 2.50% 동결 6회 연속 유지
성장률 2.0%로 상향, 인하 명분 약화
점도표 다수 동결 전망, 인하 사이클 종료 관측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위원 7명 전원 일치 결정이며, 작년 7월 10일 동결 전환 이후 6회 연속이다.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사진=연합뉴스

금통위는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1.8%에서 2.0%로 0.2%p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함께 환율·부동산 불안이 동결 기조를 뒷받침한 결과로 분석된다.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성장률 2.0% 상향, 경기 부양 목적 인하 명분 약화

한국은행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한국은행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 사진=연합뉴스

금통위는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3%를 기록했으며, 소비쿠폰 효과도 복합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분기에는 기저효과와 건설경기 부진으로 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했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연간 성장률이 1%에 그쳤다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 개선은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1,400원대·수도권 부동산 상승

하나은행 본점
하나은행 본점 / 사진=연합뉴스

동결 기조의 또 다른 배경은 환율과 부동산이다. 원/달러 환율은 25일 종가 기준 1,429.4원으로, 장중 1,410원대까지 내려왔으나 여전히 1,400원 대에 고착돼 있다.

지난해 12월 22~23일 1,480원을 상회하던 수준에서는 안정됐지만, 금리 인하 시 원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태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3주차(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상승했다. 전주(0.22%) 대비 상승폭은 축소됐으나, 강남구는 0.02% 오르는 등 수도권 부동산 가격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점도표 21개 중 16개 ‘2.50% 유지’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사진=연합뉴스

금통위는 이번 회의에서 처음으로 점도표(dot plot)를 공개했다. 6개월 뒤 기준금리 전망을 묻는 항목에서 전체 21개 응답 중 16개가 현 수준인 2.50% 유지를 전망했으며, 2.25%는 4개, 2.75%는 1개였다.

이에 따라 연말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앞서 금융투자협회 설문에서는 전문가 100명 중 96%가 동결을 예상했고, 설문에서는 전문가 10명 전원이 동결을 예측한 바 있다.

한국은행의 인하 사이클은 2024년 10월 0.25%p 인하로 시작해 금융위기 이후 첫 연속 인하가 이어졌으나, 지난해 7월 이후 동결로 전환됐다. 다음 금통위 회의는 4월 10일 예정이다.

한국은행 전경
한국은행 전경 / 사진=연합뉴스

이번 결정은 성장세 회복과 금융안정 사이에서 한국은행이 현 금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하는 기조를 선택했음을 확인한 것이다. 점도표 첫 공개를 통해 시장 기대를 관리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다음 회의까지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환율 흐름, 수도권 부동산 추이가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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