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인 업계를 떠들썩 하게 만든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2021년 대법원 무죄 판례 주목, 법조계 견해 엇갈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지난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리워드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249명에게 비트코인 62만 개를 오지급한 사고가 발생했다. 원래 지급 예정액은 총 62만 원으로 1인당 2,000원에서 5만 원 사이였으나, 지급 단위를 잘못 입력하면서 비트코인이 대량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35분 만에 거래와 출금을 차단했으나, 이미 80여 명이 1,788개를 매도했으며 7일 새벽 기준 125개(시가 약 130억 원)가 미회수 상태다. 이 가운데 약 30억 원은 개인 계좌로 이체됐고, 약 100억 원은 다른 코인을 매입하는 데 사용됐다.
2018년 사건, 대법원 “횡령·배임죄 모두 무죄”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매도한 이들에게 형사처벌이 가능한지를 놓고 법조계 견해가 갈린다. 주목할 점은 2021년 대법원이 유사한 사건에서 횡령죄와 배임죄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2018년 6월 20일 A씨는 그리스 거래소에서 B씨에게 비트코인 199.999개를 잘못 보냈다. B씨는 이를 다른 계정으로 이체하거나 환전해 약 2,200만 원을 취득했고, 그 돈을 본인의 채무 변제와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
판결은 1심에서 횡령죄는 무죄, 배임죄는 유죄(징역 1년 6개월)로 판단했으며, 2심도 이를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1년 배임죄도 무죄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2022년 6월 수원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전부 무죄가 확정됐다.
횡령죄 무죄 근거 “재물 아니다”, 배임죄는 신임관계 부정

대법원은 비트코인이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비트코인은 자연물리계에 물리적 실체가 없는 유체물이 아니며, 관리 가능한 동력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예금채권과 달리 특정 금액의 법률상 지배를 평가하기 어렵고, 법정통화로서 강제통용력도 부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한편 배임죄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민사상 채무에 불과하며, 가상자산 이체 시 신임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착오 송금 판례를 유추 적용하는 것은 명문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법제화 진행에도 제도권 금융상품 규정 없어

2021년 대법원 판결 이후 가상자산 관련 법률이 제정됐으나,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특정금융정보법에 가상자산 내용이 추가됐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제정돼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반면 현재 입법이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제정되면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규정할 예정이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법원 판례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법제화 진행과 최근 대법원의 가상자산 압수 대상 인정 판결을 근거로 처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번 빗썸 사고는 오지급액이 당첨금 범위와 현저한 차이를 보여 고의 입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민사상 부당이득반환 책임은 별다른 이론 없이 인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형사처벌 가능성은 2021년 대법원 판례와 가상자산 법제화 진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법적 지위가 여전히 불명확한 만큼, 향후 수사 결과와 법원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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