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단지 아파트 ‘고덕 아르테온’
400m 공공보행로 통행 제한 논란
“사유지냐 공공재냐” 갈등 최고조
친환경 조경과 대규모 편의시설을 갖춘 ‘생태공원형’ 대단지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단지 내 시설을 둘러싼 입주민과 인근 주민 간의 갈등이 주요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동구의 고덕 아르테온 아파트는 인근 주민들에게 질서유지 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강경한 경고문을 내걸어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인 강동구청이 갈등 중재를 위해 조율에 나섰다.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 입주자 대표회는 최근 인근 단지에 공문을 보내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 등 지상 주행 시 20만 원을, 공공보행로를 제외한 단지 내 흡연, 반려견 배설물 미수거, 놀이터 출입 위반 시 10만 원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러한 통제 강화는 지난여름 10대 청소년이 지하 주차장에 무단 침입해 소화기 분말을 난사하여 차량과 시설이 훼손된 사건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입주민들은 단지 안에서 외부 아이들이 위험하게 질주하는 행위 등을 지적하며 인명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대규모 단지의 공공성 논란이다. 아르테온(4,066가구)은 맞은편 그라시움(4,932가구)과 함께 이 지역을 대표하는 대단지로, 대지 면적만 축구장 25개 크기(18만㎡)에 달한다.
특히 단지 내를 가로지르는 길이 400m, 폭 7m의 공공보행로 ‘아랑길’은 인근 아파트 3곳의 5,400여 가구 주민들이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을 이용하거나 학원, 상가 등으로 통행하는 출퇴근 및 등하교의 직통로 역할을 수행한다.
주변 주민들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도시 보행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공공재의 측면이 있다며 통제에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통제가 이뤄질 경우 보행 동선이 약 400m가량 우회해야 한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유지와 공공성 충돌 갈등은 최근 지어진 ‘생태공원형’ 단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래미안블레스티지와 디에이치아너힐즈 입주민들은 개포근린공원 및 구룡산 등산로와 맞닿은 경계부에 담장과 펜스를 추가 설치하며 외부인 출입을 차단해 논란을 빚었다.
한강공원 인접 단지인 서초구 신반포자이도 후문에 담장을 설치했고, 래미안 원베일리는 펜스 설치 과정에서 구청이 불허하여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생태공원형 단지는 2기 신도시 개발 당시 차량 통로를 지하로 내리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여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되었으나, 최근에는 ‘리조트형’이나 ‘예술공원형’으로 더욱 진화하며 내부 시설의 공공성 논란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오동훈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아파트 내 보행로가 사유지임은 분명하나 도시 보행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공공적 역할도 함께 가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인허가 과정에서 대규모 단지의 일부 시설을 인근 주민이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완공 후 갈등이 불거지는 사례가 많다며 관리 주체와 책임 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동구청은 현재 이 갈등의 중재를 위해 양측의 의견을 청취하며 조율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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