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집중된 ‘연두색 번호판’ 등록
서울 등록 시 ‘공채’ 비용 수백만, 부산은 ‘0원’
세금 차이 이용한 ‘원정 등록’ 꼼수
8,000만 원 이상 고가 법인차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이 도입 취지와 달리, 특정 지역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전국에 등록된 연두색 번호판 차량 3만 8,540대 중 부산광역시에 등록된 차량이 9,111대로, 경제 규모가 훨씬 큰 서울(3,445대)의 세 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부산 쏠림’ 현상의 원인은, 차량 신규 등록 시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지역개발채권(공채)’ 때문이다. 지자체별로 조례에 따라 정해지는 이 공채 매입 요율이, 부산은 0%인 반면 서울은 최대 20%에 달한다.
1억 원짜리 법인차를 등록할 경우, 서울에서는 2,000만 원어치의 공채를 사야 하지만 부산에서는 단 1원도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운전자가 2,000만 원을 전부 내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채권을 매입하는 즉시 은행에 수수료(할인율)를 내고 되파는 ‘공채 할인’ 방식을 이용한다.
하지만 할인율을 적용해도 서울에서 1억 원짜리 차를 등록하면 100만 원이 훌쩍 넘는 실질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부산에서는 이 비용이 ‘0원’이다.

특히 수십, 수백 대의 고가 차량을 운영하는 리스·렌터카 업체 입장에서는, 부산에 지점을 두고 차량을 ‘원정 등록’하는 것이 수억 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합법적인 절세 방법인 셈이다.
결국 법인차의 사적 유용을 막아 세금을 더 걷고 사회적 위화감을 줄이겠다는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지자체별로 다른 공채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조세 회피’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고 말았다. 이는 정책 설계 당시 지역별 세제 차이라는 변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연두색 번호판’의 부산 집중 현상은, 선한 의도의 정책이 예상치 못한 허점을 만나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공채 매입 제도를 통일하는 등 후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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