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美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25% 고율 관세까지 ‘이중고’
K-전기차 역대 최대의 위기 직면
미국 전기차 시장의 ‘골드러시’가 하룻밤 사이에 막을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9월 30일부로,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를 전격 폐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25%의 고율 관세 장벽에 부딪힌 현대차·기아 등 한국산 전기차에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치명타다.

전문가들은 보조금 절벽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제 시장의 무게추가 ‘하이브리드’로 급격히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먼저, 일본과 유럽산 경쟁차들은 15%로 인하된 관세를 적용받는 반면, 한국산 자동차는 여전히 25%의 관세를 물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여기에, 이번 7,500달러 세액공제 폐지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발길을 전기차 시장에서 완전히 돌아서게 만드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관세 부담이 시작된 이후 이미 올해 1~8월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7.9% 감소한 상태다.

시장은 이미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3분기 전기차 판매가 반짝 급증했지만, 이는 ‘혜택 막차’를 타려는 가수요였을 뿐이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10%에서 5%로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신, 소비자들의 발길은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향하고 있다. 전기차의 불안감과 내연기관의 높은 유류비 사이에서, 하이브리드가 가장 현실적인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시대’로의 회귀는, 역설적으로 현대차·기아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투싼, 스포티지, 싼타페, 쏘렌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보조금 폐지로 현대차그룹의 연간 전기차 판매가 최대 4만 5,000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강력한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이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해 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결국, 모든 것은 ‘정치’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CEO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미 로비 금액은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통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최고의 전기차’라는 상을 받아도, 관세와 보조금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현실. 현대차·기아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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