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인데, 버스를 몰아?”… 안전은 운인가, ‘83%’는 아직도 달리는 중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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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운전면허 기사 2,764명 적발
4만 2천여 명, 행정처분율 16.7% 불과
지자체 조사·처분 시스템 강화 필요

내가 매일 타는 버스와 택시, 그리고 내 옆 차선을 달리는 대형 화물차의 운전대가 사실은 운전면허가 취소된 무자격자의 손에 맡겨져 있다면?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서 이러한 ‘도로 위 시한폭탄’들이 매일같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났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성남시

최근 2년간 최소 2,764명의 버스·택시·화물차 운전자가 면허 취소 등의 부적격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관리 감독 시스템의 마비로 인해 실제 도로 위를 활보하는 부적격 운전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버스터미널
버스터미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실태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문제는 부적격 운전자를 걸러내야 할 안전망이 곳곳에서 구멍이 뚫린 채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점이다.

교통안전공단은 ‘운수종사자관리시스템’을 통해 면허 취소나 정밀검사 미수검 등 42,243명의 자격 미달 의심자를 확인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조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실제로 조사를 완료하고 행정처분까지 마친 비율은 고작 16.7%에 불과했다. 즉, 잠재적 시한폭탄으로 의심되는 100명 중 83명은 아직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택시 승강장
택시 승강장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 안전이 내가 사는 지역의 행정력에 따라 결정되는 안전 복불복 현상도 심각하다. 일례로 운전면허 취소가 의심되는 운전자에 대한 지자체의 처분 완료율을 보면, 경상남도는 대상자의 55.6%에 대해 조치를 완료한 반면, 서울특별시는 고작 13.4%에 그쳐 4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이는 내가 사는 지역의 행정력이 부족하면, 그만큼 무자격 운전자에게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문제가 지자체의 의지나 역량에 따라 차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도로 위 대형 화물차
도로 위 대형 화물차 / 사진=보배드림

이미 적발된 2,764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 중 1,290명은 음주운전이나 중대 법규 위반 등으로 이미 운전 자격을 박탈당한 면허 취소 상태였다.

또한 1,340명은 운전에 필요한 기본 적성을 검증하는 정밀검사조차 받지 않은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이처럼 최소한의 자격 검증도 거치지 않았거나, 법적으로 운전이 금지된 이들이 매일같이 시민들의 발이 되는 대중교통과 물류를 책임지고 있었던 것이다.

문진석 의원
문진석 의원 /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드러난 실태는 특정 기관이나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실패를 보여준다. 문진석 의원은 “국토부, 교통안전공단, 지자체, 운수회사를 잇는 체계적인 감독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적격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운수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상습적인 부적격자 명단을 업계가 공유하는 등 강력한 보완책이 시급하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질주를 멈추기 위한 전면적인 ‘시스템 수술’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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