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시스의 차량신호등 보조장치 도입
경찰청 표준규격 제정까지 이어진 교통 혁신
신호 위반 감소로 교통사고 예방 효과 입증
도로 위 교통사고의 원인은 차량 성능보다 신호등 인식 실패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동차 기술은 자율주행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운전자가 매일 바라보는 신호등 체계는 40여 년간 3색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측면과 원거리에서 신호 색상을 제때 인식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전북테크노파크 입주기업 ㈜트레시스가 이 오래된 문제에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기존 신호등 기둥이 아닌 차량신호등 부착대(가로 암)에 직선형 LED를 매립하는 방식으로, 현행 신호등과 연동해 동일 색상을 동시에 표출하는 보조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신호 위반 67%, 정지선 위반 78% 줄었다

효과는 숫자로 먼저 증명됐다. 2022년 8월부터 11월까지 전주시 완산구와 군산시 대야면 일대에서 약 4개월간 시범 운영한 결과, 신호 위반 차량이 67%, 정지선 위반 차량이 78% 줄었다.
브레이크 반응시간은 68% 단축됐고, 교통 관련 시민 민원도 40% 감소했다. 전북대학교 도시공학과와 코리아리서치가 공동으로 분석한 데이터다.
알루미늄 재질로 경량화와 내부식성을 확보했으며, 주야간·악천후 환경에서도 자동 밝기 조절 기능이 작동해 상황과 무관하게 신호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에서 경찰청 표준규격까지

시범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적 공인도 단계적으로 쌓였다.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먼저 등록된 이후, 2023년 12월 경찰청 교통안전심의위원회를 통해 신제품으로 채택됐다. 이어 2024년 6월에는 경찰청 표준규격으로 공식 제정되면서 전국 확대 설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시범 설치 지점도 2023년 기준 전주·군산·당진 등 60여 곳으로 늘어났다. 표준규격 제정은 단순한 인증이 아니라 전국 도로에 적용될 수 있는 공식 기준이 생겼다는 의미다.
APEC 경주 시범 설치에 40개국 수출까지 겨냥

국내 공인을 발판으로 글로벌 무대도 노리고 있다. 2025년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행사장 인근에 시범 설치를 추진하면서 국제적 노출 기회를 확보했다. 트레시스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40개국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3색 신호등 체계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조장치라는 접근 방식이 기존 인프라를 교체하지 않고도 도입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40년간 고정된 교통 인프라에 민간 스타트업이 균열을 냈다는 점에서 이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차량 성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도로 환경이 따라오지 못하면 사고는 줄지 않는다는 현실을 이 보조장치는 정확히 짚어낸 셈이다.
전국 표준규격이 확정된 만큼, 향후 신규 신호등 교체 시기에 맞춰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가 이 기술의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