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에서 고립 “이 버튼 ‘3초’만 누르세요”… 운전자 90%가 몰라서 수리비 폭탄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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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서 바퀴가 헛돌아 움직이지 않을 때
ESC 버튼 3초 길게 눌러야 탈출 가능
무리한 가속, 변속기 손상·타이어 과열 위험

눈길에서 바퀴가 헛돌아 차가 움직이지 않을 때 많은 운전자가 당황하여 가속 페달을 세게 밟지만, 이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는 바퀴가 미끄러지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거나 엔진 출력을 줄여 차를 안정화시키는 시스템이다.

눈길에서 자동차 타이어가 헛돌 때
눈길에서 자동차 타이어가 헛돌 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속도 센서, 자동차 회전 센서, 스티어링 휠 각도 센서, 브레이크 압력 센서, 휠 속도 센서 등으로 차량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평상시에는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유용한 기능이지만, 눈구덩이에 파묻힌 상황에서는 이 제어가 구동력을 계속 약화시켜 바퀴가 눈을 파내지 못하게 만든다.

계기판에 자동차가 미끄러지는 모양의 버튼(ESC OFF)을 찾아 3초 이상 길게 눌러 완전히 해제해야 바퀴가 온전한 힘을 낼 수 있다.

정지→OFF→1단 출발, 올바른 탈출 순서

자동차 ESC 버튼
자동차 ESC 버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먼저 차를 완전히 멈추고 핸들을 앞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ESC OFF 버튼을 3초 이상 길게 눌러 2단계 완전 해제한다. ESC OFF는 2단계로 작동하는데, 짧게 누르면 구동력 제어만 해제되고 브레이크 제어는 작동하며, 3초 이상 길게 누르면 ESC 기능이 완전히 해제된다.

자동변속기는 L 또는 1단, 수동은 1단으로 세팅한 뒤 가속 페달을 천천히 밟아 토크를 집중시킨다. 바퀴가 조금 움직이면 기어를 D(주행)와 R(후진)로 번갈아 가며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아 차를 앞뒤로 흔들어 모멘텀을 만들어 탈출한다.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빨리 움직이며 탈출을 시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바닥 매트를 뒤집어 헛도는 바퀴 아래에 깊숙이 끼워 넣거나 모래, 흙, 염화칼슘, 신문지, 나뭇가지 등을 바퀴 주변에 뿌리면 접지력이 살아난다.

1단 vs 2단 선택, 가속 중 ESC OFF 금지

현대차 넥쏘 실내
현대차 넥쏘 실내 / 사진=현대자동차

일반 눈길을 평소 주행할 때는 2단 출발이 권장되는데, 구동력이 분산되어 바퀴가 덜 헛돈다. 하지만 눈구덩이 탈출 시에는 상황에 따라 1단 또는 2단을 선택해야 한다. 1단은 토크가 강하지만 바퀴 회전력이 낮아 더 헛돌 위험이 있으며, 2단은 토크가 약하지만 회전력이 높아 부드러운 탈출이 가능하다.

가속 중에 갑자기 ESC를 끄면 억눌렸던 구동력이 폭발해 차가 측면으로 튀거나 방향을 잃을 수 있으며, 눈길 전체 주행 내내 꺼두면 미끄러짐 시 제어가 안 돼 전복 위험이 커진다. 탈출 성공 후 즉시 기능을 재활성화하고 계기판 ‘OFF’ 표시가 사라진 것을 확인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스티어링 휠 아래 또는 중앙 콘솔에, BMW는 중앙 콘솔에 DSC(Dynamic Stability Control)로, 벤츠는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로 표기되며, AWD나 4WD 차량이라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무리한 가속이 초래하는 치명적 고장

파손된 변속기 기어
파손된 변속기 기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리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구동 계통과 제어 시스템에 심각한 무리가 간다. 위험한 것은 변속기 과열 및 파손인데, 바퀴는 헛도는데 차는 나가지 않는 상태에서 RPM만 높이면 변속기 내부의 오일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클러치 판이 타버리거나 기어가 마모되며 심할 경우 변속기 자체가 고장 나 큰 수리비가 발생한다.

바퀴가 헛돌다가 갑자기 마찰력이 있는 지면에 닿으면 갑작스러운 충격 부하가 구동축에 전달돼 드라이브 샤프트가 휘거나 유니버설 조인트가 부러질 수 있다.

타이어는 마찰열로 인해 고무가 녹거나 깎여 나가며 표면이 불규칙하게 마모되어 주행 시 소음이나 진동이 발생하고,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바퀴가 헛돌면 타이어가 과열로 폭발하여 주변에 있는 사람이 다칠 수 있다.

평소 연습과 예방이 최선의 안전 대책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겨울철 눈길 사고 대부분은 미끄러움에 대한 준비 부족에서 비롯되므로, 평소 한적한 곳에서 미끄러지는 느낌을 연습해야 ESC OFF 상태에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스노우 타이어와 결합하면 효과가 배가되며, 눈길 주행 시 과속·급조향을 피하면 버튼 누를 일 자체가 줄어든다.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보다 약 1/3 정도 빼면 바닥에 닿는 면적이 넓어져 탈출이 쉬워질 수 있지만, 탈출 후에는 반드시 가까운 정비소에서 공기압을 정상으로 보충해야 한다.

여러 번 시도해도 탈출하지 못하면 더 이상 시도하지 말고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나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차량이 빠져나온 직후에 갑작스럽게 움직여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빠진 곳에서 탈출을 시도할 때는 반드시 주위가 안전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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