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마을버스조합, 환승제 탈퇴 선언
“20년간 1조 손해”에 달릴수록 적자
서울시, “불법, 사업정지 시킬 것” 정면충돌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갈아탈 때마다 1,200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할지도 모르는 ‘교통 대란’이 예고됐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 22일, 20년간 누적된 환승 손실금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며, 서울시가 보전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중교통 통합환승제도에서 전면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사업정지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해, 시민의 발을 담보로 한 양측의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마을버스 조합의 주장은 간단하다. ‘달릴수록 손해’라는 것이다. 김용승 조합 이사장은 “2004년 환승제 시행 이후, 승객이 낸 요금 전부를 회사가 가져가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서울시가 이 손실액을 100% 보전해주지 않아, 지난 20년간 보전받지 못한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환승 손실금 전액 보전, 물가 인상을 반영한 운송원가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이것이 ‘생존을 위한 마지막 호소’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즉각 ‘불가능한 요구’라며 선을 그었다. 시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일방적인 환승제 탈퇴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명백한 불법”이라며, “강행 시 사업정지나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시는 그동안 재정지원 기준 인상, 보조금 선지급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안했지만 조합 측이 모두 거부하고 있다며, “서비스 개선 없이 재정지원만 요구하는 것은 시민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 ‘강 대 강’ 대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하루하루 마을버스로 출퇴근하고 통학하는 서울 시민들이다. 마을버스는 지하철역과 주거지를 잇는 ‘모세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만약 환승할인이 사라진다면, 교통 약자와 서민층의 교통비 부담은 월 수만 원씩 급증하게 된다. 20년간 서울 대중교통의 근간이었던 ‘통합환승’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돈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힘겨루기 앞에 좌초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마을버스 업계의 경영난은 분명한 현실이지만, 시민의 발을 담보로 한 실력 행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서울시 역시 ‘법적 대응’이라는 강경한 입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20년간 쌓인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전향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
양측의 자존심 싸움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최악의 ‘교통 대란’이 현실화되기 전에,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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