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체인지부터 잘 못 됐다”… 쏘렌토 잡겠다던 현대차, 판매량 ‘와르르’

신재현 기자

발행

쏘렌토 10만 대를 넘겼지만, 싼타페 5만 대 수준
디자인 호불호와 선택지 부족이 약점으로 지목
싼타페는 페이스리프트와 EREV 추가가 반등 변수

국산 중형 SUV 시장의 판도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한때 치열하게 경쟁하던 두 모델이 2025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그 격차는 좁혀지기는커녕 점점 벌어지는 양상이다.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 싼타페 / 사진=현대자동차

기아 쏘렌토가 2025년 처음으로 연간 10만 대를 돌파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사이, 현대 싼타페는 같은 해 전년 대비 25% 급감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비슷한 시기에 부분변경과 풀체인지로 각각 새 옷을 입은 두 모델이 왜 이토록 다른 결과를 냈는지 주목된다.

10만 대 vs 5만 대, 수치로 확인된 격차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 사진=기아

2025년 한 해 기아 쏘렌토의 국내 판매량은 10만 2대로, 2002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연간 10만 대 고지를 넘었다. 반면 현대 싼타페는 5만 7,889대에 그치며 두 모델 간 격차가 약 4만 2,000대로 벌어졌다.

2024년 격차가 약 1만 6,00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6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2026년 1월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쏘렌토는 8,976대로 국산 신차 전체 1위를 기록하며 17개월 연속 국산 SUV 판매 1위를 달성했고, 싼타페는 3,379대로 팰리세이드(4,994대)·투싼(4,269대)에도 뒤처지며 현대차 자사 라인업 내에서도 중형 SUV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같은 급, 다른 전략이 만든 결과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 싼타페 / 사진=현대자동차

두 모델은 2023년 8월 나란히 신형을 출시했지만 방향은 달랐다. 쏘렌토는 부분변경(더 뉴 쏘렌토)으로 검증된 상품성을 다듬는 데 집중했고, 싼타페는 5세대 풀체인지(디 올 뉴 싼타페)로 박스형 실루엣과 H형 주간주행등을 앞세운 파격적인 변신을 택했다.

제원상으로도 차이가 있다. 싼타페(2026년형)는 가솔린 단일 라인업으로 2,497cc, 281마력, 토크 43kg·m, DCT 8단, 전장 4,830mm·전고 1,720~1,780mm·전폭 1,900mm·휠베이스 2,815mm이며 복합연비는 4등급에 9.7~11km/L다.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 사진=기아

쏘렌토(2026년형)는 가솔린·디젤 라인업에 배기량 2,151~2,497cc, 출력 194~281마력, 토크 43~45kg·m를 갖추고 DCT 8단 변속기에 전장 4,815mm·전고 1,695mm·전폭 1,900mm·휠베이스 2,815mm로 구성됐으며, 복합연비는 2~5등급에 9.3~14.3km/L 범위다.

휠베이스와 전폭은 동일하지만 싼타페의 전장이 15mm 길고 전고도 더 높아 실내 공간감에서 차이가 난다. 쏘렌토는 디젤과 하이브리드 선택지를 유지해 파워트레인 다양성에서 앞선다.

실제로 2025년 쏘렌토 판매의 약 76%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연비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층을 효과적으로 흡수한 결과로 분석된다.

싼타페, 디자인 호불호가 발목을 잡다

현대차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예상도
현대차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예상도 / 사진=유튜브 ‘뉴욕맘모스’

싼타페 5세대는 출시 초 월 8,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순항하는 듯 보였다. 2024년에는 전년 대비 58.6% 급반등(7만 8,609대)하며 풀체인지 효과를 누렸지만, 상품성 효과가 단기에 그치며 2025년 들어 월 4,000~5,000대 수준으로 빠르게 꺾였다.

박스형 디자인과 H형 램프에 대한 소비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데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부재가 연비를 중시하는 수요층을 경쟁 모델로 돌린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싼타페의 반전 카드로 2026년 중순 출시가 유력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H형 램프 디자인을 전면 수정하고 플레오스 커넥트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탑재하며, 9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는 EREV 파워트레인 추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가 진짜 승부처다

기아 쏘렌토 풀체인지 예상도
기아 쏘렌토 풀체인지 예상도 / 사진=유튜브 ‘뉴욕맘모스’

판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쏘렌토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싼타페의 대대적인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중형 SUV 시장의 판도가 다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EREV 파워트레인이 더해질 경우 연비와 주행거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선택지가 생기는 만큼,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수요를 흡수해온 쏘렌토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디자인 수정과 파워트레인 다양화라는 두 카드를 동시에 꺼내는 싼타페의 반격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올 하반기가 두 모델의 진짜 경쟁이 펼쳐질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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