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 다시 뛰어든 삼성”… 벤츠·BMW도 줄 서자 현대차 ‘초비상’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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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하만, ZF ADAS 사업부 인수로 자율주행 생태계 완성
메르세데스-벤츠, BMW등 유럽 완성차와 협력 기대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 독일 자동차 부품 기업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약 15억 유로, 한화 약 2조 6천억 원에 인수한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라인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라인 /사진=르노삼성자동차

25년 이상 카메라와 레이더 기반 ADAS 기술을 개발해온 ZF ADAS는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에 부품을 납품해온 주요 공급사다. 이번 인수로 삼성은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에 이어 ADAS까지 확보하며 전장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차량 한 대에 1억 줄 코드, 소프트웨어가 핵심

하만의 ADAS 개념 이미지
하만의 ADAS 개념 이미지 /사진=하만

현대 커넥티드카는 약 1억~1억 5천만 줄의 코드를 포함한다. 이는 F-35 전투기의 약 2천400만 줄 대비 4~6배 많은 수준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기계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제품으로 전환되면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주요 기능과 가치를 결정하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 구조가 확산되고 있으며 ADAS와 디지털 콕핏의 중요성이 올라갔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2030년대 신차의 상당 비중이 SDV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SDV·전장 시장은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ZF의 ADAS 제품군
ZF의 ADAS 제품군 /사진=ZF

ZF ADAS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융합해 자동 긴급 제동(AEB), 차선 유지 보조(LKA),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등 레벨2 이상 ADAS 기능을 제공한다.

글로벌 완성차 납품을 통해 축적한 대규모 주행 데이터는 자율주행 알고리즘 고도화의 핵심 자산이다. 하만은 이 기술을 기존 디지털 콕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결합해 통합 전장 솔루션을 완성차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삼성 전장 생태계, 반도체부터 ADAS까지

하만을 통해 ZF ADAS사업을 인수한 삼성전자
하만을 통해 ZF ADAS사업을 인수한 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삼성은 2017년 하만을 약 80억 달러, 한화 약 9조 원에 인수하며 전장 시장 본격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하만의 전장 부문 매출은 지속 성장해 연간 약 10~12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엑시노스 오토(차량용 반도체), 이미지 센서, 메모리 등 반도체 부문과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AMOLED 기반 차량용 디스플레이까지 전장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여기에 ZF ADAS 인수로 카메라, 레이더, 소프트웨어 통합 역량까지 확보하면서 전장 플랫폼 공급사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게 됐다.

삼성 엑시노스 오토 V920
삼성 엑시노스 오토 V920 /사진=삼성반도체

다만 현재 삼성은 완성차를 직접 제조하지는 않는다. 1998년 삼성자동차 사업 철수 이후 전장 부품과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한 삼성은, 이번 인수 역시 완성차 제조 복귀가 아니라 Tier 1 공급사로서의 입지 확대 전략이다.

하만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완성차와 기존 협력 관계를 유지·확대하고 있으며, ZF ADAS 인수로 협력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수십조 원 투자, 전장 경쟁 가속

현대차 모셔널 자율주행 아이오닉 5 로보택시
현대차 모셔널 자율주행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자율주행, 수소,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차 분야에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모셔널(Motional) 등과 협력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체 소프트웨어와 전장 플랫폼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 공급사 모두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삼성의 ZF ADAS 인수는 전장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동차 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삼성이 확보한 ADAS 기술과 주행 데이터가 향후 자율주행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장의 판도가 재편되는 지금, 완성차 업체와 부품 공급사 모두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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