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걸리면 즉시 10만 원”… 최근 경찰들이 이 악물고 싹 다 잡는다는 ‘이것’

전동 킥보드 법규 위반, 제주 409건 적발
단속된 95%가 ‘무면허·안전모 미착용’
서울시 ‘킥보드 금지구역’ 98.4% 찬성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불리는 전동 킥보드(PM)가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무면허 운전과 안전모 미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 불감증이 만연하면서, 경찰이 ‘속시원한 교통단속’에 나선 가운데 적발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

단속 중인 경찰들
단속 중인 경찰들 /사진=연합뉴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도내에서 적발된 전동 킥보드 관련 법규 위반 건수는 총 409건에 달한다. 충격적인 것은 위반의 질이다. 적발 건 중 ‘안전모 미착용’이 243건(59.4%), ‘무면허 운전’이 145건(35.5%)으로, 이 두 가지가 전체의 95%에 육박했다.

이는 전동 킥보드가 ‘장난감’이 아닌 명백한 ‘차량’임을 망각한 결과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만 16세 이상) 이상의 운전면허 소지자만 이용할 수 있다.

안전모 없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 단속된 시민
안전모 없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 단속된 시민 /사진=세종경찰서

이를 위반한 ‘무면허 운전’이 적발될 경우, “걸리는 즉시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된다. 안전모 미착용은 2만 원, 2인 이상 탑승(동승자)은 운전자 4만 원, 동승자 2만 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다. 이 ’10만 원 범칙금’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이러한 안전의식 부재는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면허가 없는 중학생 2명이 1대의 킥보드에 탑승한 채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어린 딸을 보호하려던 30대 여성이 중태에 빠지며 전국적인 공분을 샀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각한 사고 통계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PM으로 인한 손상 환자 1,258명 중 86.3%가 전동 킥보드 이용자였다.

이 중 40.4%가 15~24세 청소년층이었으며, 75%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고, 운전면허 보유자는 절반(47%)도 채 되지 않았다.

반복되는 위반 행위에 제주경찰청은 ‘안심 스티커’ 부착 등 계도성 캠페인을 도입했으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의 '킥보드 없는 거리'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의 ‘킥보드 없는 거리’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안전 불감증이 전국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서울시는 다른 해법을 꺼내 들었다. 지난 5월부터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1.3㎞)와 서초구 반포 학원가(2.3㎞)를 ‘킥보드 없는 거리’로 지정, 낮 12시부터 밤 11시까지 PM 통행을 금지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 것이다.

시행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8.4%가 ‘킥보드 없는 거리’ 확대에 찬성했다.

시민 10명 중 7~8명은 “보행환경이 개선되고 충돌 위험이 줄었다”(77.2%)고 체감했으며, ‘무단 방치 수량 감소’ 체감도(80.4%)가 가장 높았다. 불편함을 호소한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길거리에 세워져 있는 전동 킥보드들
길거리에 세워져 있는 전동 킥보드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는 이번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통행금지 구역 확대와 단속 강화(현행 범칙금 3만~6만 원)를 경찰과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결국 문제는 ‘면허 인증 사각지대’와 ‘안전의식 부재’다. 편리함이 안전이라는 가치를 덮어버린 결과가 반복된 사고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범칙금 10만 원’이라는 경고는, 도로 위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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