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주행도 걱정 없죠”… 전기도 없이 스스로 빛나는 ‘야광 도로’에 감탄하는 운전자들

호주 빅토리아주가 전력 시설이 없는 외곽 도로에 태양광 야광 차선을 도입해 야간 시인성과 주행 안전 강화에 나섭니다.

호주 빅토리아주의 야광 차선
호주 빅토리아주의 야광 차선 /사진=Tarmac Linemarking

핵심 요약

  • 호주 빅토리아주가 도입한 야광 차선은 태양광을 저장해 밤에 전력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방식입니다.
  • 실제 시공 후 야간 아차사고가 67% 감소했으며 운전자의 80% 이상이 안전감이 높다고 응답했습니다.
  • 가로등이 없는 산간 구간에 설치가 가능하나 흐린 날에는 발광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로등 하나 없는 야간 도로를 달리다 차선이 희미해지는 경험은 어두운 지방 도로에서 흔히 마주치는 위험이다. 호주 빅토리아주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흥미롭다.

바로 태양빛을 낮 동안 흡수했다가 밤에 스스로 빛을 내는 광발광(Photoluminescent) 차선이다. 전기를 전혀 쓰지 않고 야간에 네온 그린으로 빛나는 이 야광 차선은 호주 각 주로 확산되면서 실측 효과까지 확인되고 있다.

낮에 충전하고 밤에 빛나는 원리

차선 위에 코팅된 광발광 소재
차선 위에 코팅된 광발광 소재 /사진=Tarmac Linemarking

광발광 차선의 원리는 단순하다. 기존 백색 차선 위에 광발광 소재를 코팅하면, 낮 동안 태양광을 흡수·저장했다가 야간에 스스로 발광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전력 공급이 필요 없다는 점이 핵심으로, 전기 인프라가 없는 지방 도로나 산악 구간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

야간 발광 색상은 네온 그린으로, 일조량이 충분한 날에는 최대 10~12시간 발광이 유지된다. 다만 흐린 날이나 일조량이 부족한 조건에서는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야광 차선 시공 중
야광 차선 시공 중 /사진=Tarmac Linemarking

이 기술을 빅토리아주에 적용한 것은 현지 시공사 타막 라인마킹(Tarmac Linemarking)과 OmniGrip, 소재 공급사 Smarter Lite Group이다. 2022년 5월 빅토리아주 남동부 Metong Road에서 처음 시험 운영을 시작했으며, 주 교통국 VicRoads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추진 중이다.

빅토리아주는 이 야광 차선을 포함해 LED 촉각 포장, 고반사 도로 표지 페인트 등을 묶은 안전 혁신 패키지에 AUD 400만 달러(약 36억 원)를 투입하고 있으며, 야광 차선은 이 중 70개 시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아차사고 67% 줄었다, 데이터가 뒷받침

호주 빅토리아주의 야광 차선
호주 빅토리아주의 야광 차선 /사진=Tarmac Linemarking

실제 효과는 수치로 확인됐다. 2024년 12월 NSW(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남부 불리 패스(Bulli Pass)에 야광 차선이 적용된 이후, 야간 아차사고가 67% 감소했고 운전자의 80% 이상이 안전감이 향상됐다고 응답했다.

기대 효과를 검증하는 수준을 넘어, 실주행 환경에서의 안전 개선이 통계로 나타난 셈이다. 빅토리아주 Gippsland 전역으로의 확산도 진행 중으로, 조용한 시험에서 시작한 이 기술이 호주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처음은 아니지만 가장 멀리 온 호주

야광 차선 시공 중
야광 차선 시공 중 /사진=Tarmac Linemarking

야광 도로의 원조는 호주가 아니다. 2013년 네덜란드 스튜디오 루세하르더와 헤이만스가 N329 도로에 적용한 스마트 하이웨이 프로젝트가 세계 최초 사례다. 그 이후 영국과 미국 일부 지역에서도 별도 시험이 진행됐다.

호주의 차별점은 단발성 시험에 그치지 않고 주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실제 도로망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 구간, 자전거 도로, 보트 경사로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호주 빅토리아주의 야광 차선
호주 빅토리아주의 야광 차선 /사진=Tarmac Linemarking

야광 차선이 모든 야간 도로 문제의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일조량이 부족한 계절이나 날씨 조건에서의 성능 한계가 있고, 장기 유지·재시공 비용 데이터도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

다만 전기 인프라 없이도 야간 시인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증한 만큼, 가로등을 설치하기 어려운 농촌·산간 도로에서의 활용 가능성은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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