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의무화… 급증한 고령 운전자 사고 막는다

by 김민규 기자

발행

정부 고령 운전자 141명 파일럿 결과
고령 운전자 사고 대응 핵심 대안 부상
2029년부터 모든 승용차에 의무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면허 자진 반납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반납률이 극히 낮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자동차 페달
자동차 페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핵심 대안으로 내세우며, 2029년부터 신규 제작·수입 차량에 의무 설치하는 방안을 확정한 가운데, 파일럿 운영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고령 운전자 사고 증가 및 면허 반납 한계

운전 면허증
운전 면허증 /사진=연합뉴스

2020년 34,652건이었던 고령 운전자 사고는 2024년 42,369건으로 급증했다. 4년 만에 약 22% 늘어난 수치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부산 지역의 경우 반납률이 3.2%에 불과해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고령 운전자가 이동 수단 부재와 일상생활 불편을 이유로 면허 반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술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일럿 운영 141명 3개월간 71차례 오조작 차단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설치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설치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정부는 2025년 초 141명의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파일럿 사업을 진행했다. 3개월간(7~9월) 운영한 결과, 71차례의 페달 오조작이 감지됐으나 방지장치가 모두 차단하면서 사고를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025년 11월부터 추가로 730명에게 확대 보급되며, 본격적인 안전 효과 검증에 나섰다. 방지장치는 시속 15km 이하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80% 이상 밟은 상태에서 엔진 회전수가 4,500rpm을 넘으면 급가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특히 주차장이나 저속 주행 구간에서 발생하는 급발진 사고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9년 승용차, 2030년 버스·트럭 의무화

한 고령운전자 차량에 설치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한 고령운전자 차량에 설치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사진=서산시

정부는 2029년 1월 1일부터 신규 제작 및 수입되는 모든 승용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이어 2030년 1월 1일부터는 버스와 트럭까지 확대 적용된다.

기존 차량에 대해서는 의무 설치가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장착할 수 있도록 지원 사업을 병행할 방침이다. 현대·기아는 이미 일부 모델에 유사 기술을 선행 적용하고 있으며, 의무화 시점에 맞춰 전 차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해외에서도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기아 기술 선행 및 보급 확대 전략

기아 EV5에 탑재된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
기아 EV5에 탑재된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 /사진=기아

현대·기아는 페달 오조작 방지 기술을 일찍부터 개발해온 업체로, 이번 의무화 조치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두 브랜드는 기존 안전 시스템과 연동해 더욱 정교한 작동 알고리즘을 구축할 계획이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차량에도 적용 가능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역시 보급 확대를 위해 설치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향후 고령 운전자뿐 아니라 전 연령대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 운전자
고령 운전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기술적 접근으로 가닥을 잡았다. 면허 반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방지장치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29년 의무화 이전이라도, 고령 가족이 있는 운전자라면 자발적으로 방지장치 설치를 고려해볼 만하다. 작은 투자로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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