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주유하세요”… 하루 만에 경유 ‘94원’ 뛰었다, 이번 주 추가 인상 ‘확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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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재확산에 국내 유가 급등
하루 만에 휘발유 54원·경유 94원 올라
정부 범부처 석유시장 긴급 점검 가동

최근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로 인한 전국의 자동차 운전자들이 우려하던 상황이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 초 겨우 2%대로 안정됐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
4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가 2023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리터당 1,770원대를 돌파했고, 서울은 오전 기준 1,800원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하루 만에 54원, 경유는 94원 올랐다

차량들로 가득한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차량들로 가득한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3월 4일 기준 전국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54원 급등했고, 경유는 하루 만에 94원 뛰었다. WTI 국제유가가 전일 대비 4달러 오른 배럴당 86.34달러를 기록하면서 국내 주유소 가격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의 시차가 있는 만큼, 이번 상승분이 완전히 전가되기까지 추가 인상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연초 유류세 인하폭이 휘발유 기준 10%에서 7%로 축소되면서 이미 리터당 25~29원의 세 부담이 늘어난 상태였던 것도 가격 급등을 키운 구조적 배경이다.

물가를 직접 건드리는 유가, 2022년 악몽이 떠오른다

차량들로 가득한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차량들로 가득한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유가 급등이 민감한 이유는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 때문이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CPI) 가중치 기준으로 휘발유는 24.1, 경유는 16.3(1,000 기준)을 차지한다.

모건스탠리 아시아 한국·대만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서린 오는 유가가 10달러 오를 때마다 한국 CPI가 0.6%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원유 수입의 약 70%가 중동산인 데다 에너지 자급률이 5% 미만인 한국은 이번 사태에 특히 취약한 구조다. 2022년 7월 석유류가 전년 동월 대비 35.1% 치솟으면서 CPI 전체를 6.3% 끌어올렸던 기억이 다시 소환되는 이유다.

정부, 범부처 긴급 점검 가동… 2023년 이후 최초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재정경제부는 3월 4일부터 공동으로 석유 시장 점검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과 산유국 감산이 맞물렸을 당시 범부처 석유 시장 점검단을 가동한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의 재가동이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1월 기획재정부에서 분리 출범한 신설 부처로, 이번 유가 급등 국면에서 첫 대형 물가 현안을 맞닥뜨리게 됐다.

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
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 /사진=연합뉴스

유가 급등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중동 정세에 달려 있지만, 국내 물가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국제유가 반영 시차를 감안하면 이번 주 전후로 주유소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당장 장거리 주행이 예정돼 있다면 이번 주 초 주유를 서두르는 편이 유리할 수 있으며,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면 상대적으로 충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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